(서울=연합뉴스) IBK 기업은행 센터 김희진이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엄청난 투혼을 발휘하며 4강에 오른 여자배구 대표 선수들은 귀국한 뒤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선수 자신도 어리둥절할 정도로, 많은 팬이 여자배구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방송 출연 등 '낯선 즐거움'을 느낀 대표 선수들은 "이제 본업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치솟은 여자배구 인기를 국내 코트로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개막(16일)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도쿄올림픽 멤버 3명이 참석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중국 상하이)도 인정하는 '배구 스타' 김희진(IBK 기업은행)과 도쿄에서도 '클러치박'으로 불린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였던 이소영(KGC인삼공사)이 구단 대표로 나왔다.
지난여름, 긴 시간 태극마크를 달고 '원팀'으로 뛰었던 셋은 V리그에서는 6개월 동안 적으로 싸운다.
(서울=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 레프트 박정아가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로를 응원하지만, 승부는 양보할 수 없다.
박정아는 "대표팀에서는 함께 지냈지만, V리그에서는 적"이라며 "아프지 말고, 열심히 하되 우리 팀과 붙을 때는 부진했으면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선전포고'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희진아, 소영아, 내가 보여줄게"라고 '에이스'의 자존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소영은 "모두가 부상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면서도 "언니들 살살해, 경기에서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양보 없는 입심을 과시했다.
김희진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 그래도 내게 많이 걸렸으면 한다"고 상대 주포인 박정아와 이소영을 블로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KGC인삼공사 레프트 이소영이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올림픽 특수'를 누린 선수들은 그만큼 책임감도 자랐다.
여전히 방송가의 뜨거운 구애를 받는 김희진은 "(이인희 매니저와 함께 출연한 방송은) 배구단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이 있다는 걸 알려서 좋았다. 좋아하던 가수를 만난 프로그램도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김희진은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낀다. 여자배구 팬들이 늘어나서 기쁘고 고맙다"며 "주목받는 만큼 선수들이 철저히 준비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소영도 "올림픽이 끝난 뒤 더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다.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몇몇 팬들이 나를 보고 신기해하신다. 나는 나를 알아보시는 게 신기하다"며 "더 잘해야 계속 여자배구에 관심을 주실 것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느끼고, 팬들이 배구를 더 좋아하실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