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라이선스를 활용해 축구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FIFA와 라이선스 계약에 난항을 겪으면서 'FIFA 이름을 뗀 축구 게임'을 출시할 수도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EA는 FIFA 라이선스를 활용한 게임으로 지난 20년간 200억 달러 이상을 판매했으며, 'FIFA' 이름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연간 1억5천만달러(1천785억원)를 FIFA에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이어져 온 라이선스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쟁점은 가격이다. FIFA는 라이선스 비용으로 기존의 2배 이상을 원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EA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4년마다 10억달러(1조1천898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독점 권한을 두고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FIFA는 EA의 독점권을 축구 경기 범위로 줄이길 원하지만, EA는 실제 게임의 하이라이트, 비디오 게임 경기장,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와 같은 디지털 상품에서도 쓸 수 있길 바란다.
최종 결정은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EA는 이미 이달 초에 이미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EA 스포츠 F.C'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상태다.
EA는 또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의 'EA 스포츠' 축구 게임의 명칭을 다시 짓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는 FIFA와의 다른 공식 파트너십과 라이선스와는 별개로, 우리의 명칭 사용권 계약을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EA의 이 같은 결정은 자사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할 경쟁자가 별로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EA는 UEFA와 300개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어 축구 게임 산업에서 거의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FIFA와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가 조직 이름과 로고 사용, 월드컵에 대한 권리에 한정되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다.
다만 새 에디션이 출시될 때마다 여러 외형적 변화로 얻었던 수익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FIFA로서는 수억 달러 단위의 라이선스 비용 손실로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추진하는 혁신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최대 20억 달러의 모금을 진행 중이며, 월드컵 격년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