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LG 고우석·이성우 배터리가 9회말을 실점없이 막아내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주먹을 마주치고 있다. 2021.10.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삼성 라이온즈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에 12일 경기는 상당히 뼈아팠다.
LG는 SSG 랜더스와 치른 경기에서 4-3으로 승리를 앞뒀다가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동점을 허용한 바람에 4-4로 비겼다. 역전패하지 않은 게 용할 정도였다.
고우석은 장기인 대포알 속구를 마음대로 던지지 못했다. 제구가 심하게 흔들려 첫 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 동점의 빌미를 줬다.
1사 1, 2루에서 박성한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대타 고명준을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한 뒤에야 한숨을 쉬었다.
고우석은 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3-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송성문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고우석의 이달 두 차례 세이브 실패는 두 번의 무승부로 귀결됐다. 고우석은 시즌 블론세이브 6개를 남겨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LG 벤치는 고우석이 등판할 때 베테랑 포수 이성우에게 안방을 맡겨 '편안한 마무리'를 도모한다.
그러나 고우석의 제구가 마음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문제다. 게다가 주자를 1, 2루에 둔 상황에서 피안타율 0.375로 유독 약하다.
1점이 시리즈 전체의 명암을 가를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고우석이 압박감을 이겨내고 1점의 리드를 지킬 수 있느냐가 LG의 또 다른 고민으로 떠올랐다.
고우석이 올해 수확한 세이브 28개 중 '터프(tough) 세이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고우석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로 이어진다.
터프 세이브는 동점 또는 역전 위기에서 거두는 세이브다. 세이브의 질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세이브 5위 정해영(KIA 타이거즈·26개)이 올 시즌 가장 많은 터프 세이브 5개를 올렸다.
세이브 1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39개), 3위 김재윤(kt wiz·30개)이 3개씩을 거둬들여 정해영을 쫓는다.
경기가 넘어갈 긴박한 상황에서 리드를 지킨 소방수만이 위기 극복 비결을 몸과 머리로 터득한다.
3년째 LG 뒷문을 잠그는 고우석에겐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 위기 탈출 능력에 물음표를 다는 이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