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레베카 라셈(28·등록명 레베카)이 4년 만의 V리그 복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주포로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18일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025-2026시즌 V리그 개막전이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레베카는 이날 흥국생명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전해 이탈리아 1, 2부 리그에서 활동한 정관장의 베테랑 외국인 주포 엘리사 자네테(29)와 스파이크 대결을 펼쳤다.
그는 지난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지만, 한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던 아쉬움을 안고 있다.
당시 주포로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기업은행의 내홍까지 겹치면서 눈물을 머금고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후 그리스와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절치부심하며 기량을 끌어올렸고, 지난 5월 열린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7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아 국내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됐다.
지난 17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몇 년간 정말 많이 배웠고, 그러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했다"는 레베카는 정관장과 홈 개막전에서 한층 업그레이된 실력을 뽐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완성형 선수가 되고자 했다"던 그는 첫 세트부터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첫 세트 0-1에서 오픈 공격으로 첫 득점을 기록한 레베카는 17-18에서 대각선 강타로 연속 2점을 몰아쳐 전세를 19-18로 뒤집었다.
이어 23-23 동점에선 호쾌한 백어택을 터뜨리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어 1세트 26-24 듀스 접전 승리에 앞장섰다.
1세트에만 10점을 사냥한 레베카는 공격 성공률 66.7%로 같은 점수를 뽑은 자네테(공격성공률 62.5%)에게 절대 뒤지지 않았다.
2세트에서도 9-9 동점에서 빈 곳을 노린 연타 공격에 이어 수직 강타로 연속 득점하며 11-9를 만들었고, 22-16에서 연속 득점으로 세트 스코어 2-0 리드를 주도했다.
경기 방송해설을 맡은 차상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레베카 선수가 타점을 잡은 위치 선정 능력과 어려운 공을 처리하는 능력이 좋아졌다"며 4년 전보다 한 뼘 성장한 레베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레베카는 세트 점수 2-1로 앞선 4세트에도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13-10에서 대각선 구석에 꽂히는 수직 강타로 점수를 벌렸고, 23-17에서도 다시 한번 시원한 대각선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며 3-1 승리를 주도했다.
레베카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8점을 뽑으며 공격 성공률 49.06%를 기록, 26득점에 공격 성공률 38.18%를 올린 자네테에게도 판정승을 거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년 만의 V리그) 복귀전은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에너지로는 95점이 아닐까 싶다"면서 4세트를 모두 소화한 자신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
이어 레베카는 "과거의 나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힘들 때 더 집중하는 방식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훈련하며 계속 발전하려고 한다. 힘들 때 스스로 100% 더 푸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주역인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흥국생명이 외국인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레베카가 김연경의 은퇴로 전력이 약화한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하며 '봄 배구' 진출에 앞장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