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광현이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2천 탈삼진을 기록한 뒤 경기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벼락을 맞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SG 랜더스의 베테랑 선발 투수 김광현(37)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현지에서 'KK'라고 불렸다.
삼진을 표기하는 알파벳 'K'와 이름 이니셜(KKH)을 섞어 동료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와일드한 투구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은 미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광현이 호투할 때마다 현지 언론은 "KK가 이름값을 했다"고 표현했다.
삼진은 김광현의 선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록이다.
그는 KBO리그 통산 16시즌 중 13시즌에서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2008년엔 150개의 삼진을 잡아내 탈삼진왕에 올랐다.
MLB에서도 총 145⅔이닝 동안 10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김광현은 여전히 많은 삼진을 잡고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직구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슬라이더의 예리함은 무뎌졌지만, 김광현은 노련한 투구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이어온 한 시즌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올 시즌에도 이어갔다.
6일까지 23경기에서 삼진 132개를 잡아냈다.
그리고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서 KBO리그 통산 2천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O리그 통산 1천997개의 삼진을 잡은 김광현은 이날 3개의 삼진을 더하면서 송진우(2천48개·은퇴), 양현종(2천173개·KIA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금자탑을 쌓았다.
김광현은 5이닝을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고, 팀이 7-3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8승(9패)째를 거뒀다.
경기 후 김광현은 "2천 탈삼진 기록을 세운 뒤 울컥했다"며 "2천 탈삼진은 올해 꼭 거두고 싶었던 기록이었는데, 목표 중에 하나를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까지 1천882개의 삼진을 잡은 터라 2천 탈삼진을 기록하기 위해선 올 시즌 1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야 했다"며 "100개 이상의 삼진을 잡는다는 것은 선발 투수로서 건재하다는 의미라서 꼭 이 기록을 달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인 시절 김원형, 조웅천, 가득염 선배 등 오랜 기간 실력을 유지했던 고참 선배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훌륭한 선배들 덕분"이라고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SSG 선발 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5.9.7 [email protected]
사실 김광현은 올 시즌 많은 부침을 겪었다.
적지 않은 나이 탓에 구속이 떨어지고 많은 잔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달 초엔 왼쪽 어깨 염증 진단을 받고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한 뒤에도 좀처럼 예전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달 19일 kt wiz전에선 4이닝 동안 8개 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했고, 지난 달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4이닝 동안 7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8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8.66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처음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보다는 어깨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현재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만큼, 팀 승리를 위해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김광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9㎞가 나왔다. 지난 7월 26일 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 경기에서 나온 150㎞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빠른 구속이다.
그는 "날씨가 시원해지면 구속이 더 나올 것 같다"며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