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출신' 국가대표 골키퍼 류지수 "오랜 시간 걸렸지만…"

'학부생 출신' 국가대표 골키퍼 류지수 "오랜 시간 걸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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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수
류지수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용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일 콜롬비아와 친선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골문을 지킨 골키퍼 류지수(세종스포츠토토)는 축구에 대한 사랑 하나로 국가대표팀까지 올라왔다.

류지수의 부모님은 딸을 여자축구부가 있는 지역 내 중학교가 아니라 경기도의 한 일반 학교로 진학시켰다고 한다.

축구에 대한 사랑을 도통 버리지 못하는 딸이 걱정돼 축구와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딸의 성화를 이기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무작정 전화해 여자축구 선수가 되는 방법을 수소문했다.

협회의 안내로 서울의 명문 오주중을 소개받은 류지수는 중학교 2학년의 늦은 시기에 선수 생활을 시작해 결국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시작도 늦었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고교 졸업 후 고려대 여자축구부 입단을 타진했으나 무산됐다.

졸지에 선수가 아닌 일반 '학부생'이 됐지만 축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소속인 상태로 기량을 갈고닦은 류지수는 2019년 WK리그 드래프트에 지원했고, 5라운드에서 뽑혀 선수 생활을 재개할 수 있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토대로 꾸준히 성장한 류지수는 콜린 벨 감독의 선택을 받아 2022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벨 감독은 김정미(현대제철), 윤영글(은퇴) 등 국가대표 골키퍼 세대교체가 진척되지 않는 와중에 등장한 류지수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대표팀에도 그를 발탁했다.

하지만 또 한 번 류지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윤영글과 김정미가 부진하면서 류지수에게 주전 수문장 자리가 돌아가려던 상황에서 부상 악재가 터졌다. 팀 훈련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돼 전열에서 빠지면서 류지수의 월드컵도 일찍 끝나버렸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신상우 감독도 전임 벨 감독처럼 류지수에게 기회를 줬다.

올해 2월 말 인도전으로 A매치에 데뷔한 류지수는 3개월여 만에 얻은 두 번째 출전 기회인 2일 콜롬비아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여자 월드컵 당시 발목을 다친 류지수
여자 월드컵 당시 발목을 다친 류지수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콜롬비아의 공세를 막아낸 류지수의 활약으로 대표팀은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18분 김진희(경주 한수원)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무실점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류지수는 경기 후 공동 취재 구역에서 "나는 항상 쉽게 무언가가 이뤄지지는 않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항상 그렇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그 목표까지 가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어 "골키퍼는 잘 버티면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 최대한 버티고 날아오는 공을 끝까지 보려고 했다'며 "대표팀에 그냥 올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소속팀에서 계속 실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수는 김민정(현대제철), 김경희(수원FC) 등과 함께 김정미, 윤영글을 잇는 차세대 골키퍼 자리를 두고 다퉈야 한다.

류지수는 "내가 더 노력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고, 또 신상우 감독님의 스타일에 맞춰야 하는 게 선수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는 킥보다는 패스로,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라고 많이 주문하신다. 골키퍼로서 너무 위험하게 느껴질 때는 한 차원 건너서 킥을 차도 된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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