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을 어찌할꼬…감독들 괴롭히는 '농구의 영원한 난제'

실책을 어찌할꼬…감독들 괴롭히는 '농구의 영원한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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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진기자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농구에서 가장 죄악시되는 지표는 실책이다. 저지르면 슛 실패보다 더 큰 꾸중을 듣는다.

슛은 실패해도 리바운드를 따낼 가능성이 있다. 림을 외면한 공의 소유권을 다투는 건 확률 싸움이라서다.

하지만 실책은 그런 가능성 없이 공격권을 헌납하는 일이다.

실책이 많으면 상대보다 훨씬 적은 공격 기회로 싸워야 하는 '구조적 불리함'이 생긴다. 게다가 대부분 상대 공격으로 연결돼 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래서 프로농구 감독들도 실책에 가장 민감하다.

하지만 실책이 나오는 맥락이 상황마다 달라 감독들도 대처법을 두고 매번 고민에 빠진다. 잦은 실책의 원인에 대한 진단도, 접근법도 각자 다르다.

심지어 실책이 적다고 마냥 웃을 수 없을 경우도 있다.

부산 KCC는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삼성을 77-73으로 꺾었다. 이날 실책을 3회로 억제하는 데 성공한 덕이다.

그런데 전창진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장점은 실책이 거의 없다는 것. 감독 입장에서는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면서도 "선수들이 그만큼 신중하게 한다는 뜻이면서, 과감하게 해야 할 순간에 아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해야 하는데 안전한 농구가 나온다. 김동현, 전준범, 이근휘 등 출전 시간을 받지 못하던 선수들이 뛰니까 실책 걱정에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일 홈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68-77로 패한 삼성은 무려 24개의 실책을 냈다.

김효범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분들께 너무 죄송한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실책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실책이 많이 나온 이유를 놓고 "과감하지 못해서라고 표현하고 싶다. 코피 코번도, 핸들러들도 피지컬 측면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실책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조동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
조동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어 "하고자 하는 방향에서 실책이 나오면 괜찮은데, (수비에) 밀려서 줄 데가 없어서 하는 실책은 정말 좋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현대모비스의 실책은 삼성의 절반인 12개였다.

소극적 자세 탓에 실책이 잦았다는 김 감독 분석과 달리 조동현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과할 때 무더기 실책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조 감독은 "모든 감독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해야 하는 실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 상황마다 다르다"며 "나가서 자기가 잘하는 걸 해야 하는데, 습관대로 하니까 실책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게 맞지만 (선수들도) 고민일 것이라 본다"며 "여름에 훈련할 때부터 나는 실책 수를 적어서 (선수들에게) 준다. '대충 이게 되겠지'하고 안일한 패스를 하는 걸 잡으려고 각인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농구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감독들부터가 실책에 대한 입장이 다르니 선수들도 플레이 방침을 정할 때 헷갈릴 때가 있다.

현대모비스의 포워드 신민석은 실책에 대해서 가끔 감독들이 상반된 주문을 한 적이 없느냐는 질의에 멋쩍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더니 "(감독님께서) 뭐라고 하시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걸 어떻게 빨리 잊고 다시 내 플레이에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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