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야구협회 직원 딸 훈련장 활보…프리미어12 기자회견 '엉망'

대만야구협회 직원 딸 훈련장 활보…프리미어12 기자회견 '엉망'

링크핫 0 19 11.13 03:21

한국 대표팀 훈련하는 중에도 AD 카드 목에 걸고 그라운드 출입

대만, 기자회견 앞두고 돌연 13일 선발 투수 발표 취소

한국대표팀 훈련이 한창일 때 그라운드를 활보한 대만 야구 관계자 자녀(오른쪽)
한국대표팀 훈련이 한창일 때 그라운드를 활보한 대만 야구 관계자 자녀(오른쪽)

[촬영 이대호]

(타이베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는 WBSC가 '야구의 월드컵'을 표방하고 야심 차게 만든 대회다.

2015년 1회 대회, 2019년 2회 대회에 이어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멕시코(A조)와 대만(B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르고, 일본에서 슈퍼라운드를 벌인다.

그러나 WBSC는 이해하기 힘든 대회 운영으로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분위기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대만과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 8일 대만에 도착한 이후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만 훈련했던 대표팀은 경기 전날인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타이베이돔에서 2시간 동안 훈련할 기회를 얻었다.

'내일의 승자는?'

(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2일 오후 대만 하워드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대만 쩐하오루 감독이 악수하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그런데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한창 훈련하는 그라운드에 초등학교 저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가 한 명 보였다.

그는 홈플레이트와 더그아웃 사이를 오가며 천진난만하게 공을 던지고, 그라운드에 눕기도 했다.

목에는 프리미어12 대회 전 구역을 출입할 수 있는 출입증(AD 카드)을 걸고 있었다.

WBSC에서 한국 대표팀에 배정한 통역에게 확인한 결과 아이의 정체는 대만야구협회(중화봉구협회) 직원의 딸이었다.

경기장 출입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WBSC는 대만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대회 운영을 대만야구협회에 맡겼다.

아이는 한국 대표팀 훈련 내내 그라운드를 오가며 구경했고, 류중일 대표팀 감독 인터뷰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 시간에 아이의 어머니와 언니는 타이베이돔 귀빈실에서 치킨을 먹고 있었다.

'프리미어12의 열기 속으로'

(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2일 오후 대만 하워드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공식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한국 대표팀 훈련이 끝난 뒤 타이베이돔 인근 하워드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출전국 기자회견에서도 국제대회라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에 시작할 예정이던 기자회견은 별다른 안내 없이 10분가량 늦게 시작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과 대만,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은 30분 가까이 이어진 귀빈 인사말 이후에야 무대에 올라왔다.

함께 B조에 속한 일본과 호주 대표팀은 일본 나고야 반테린돔에서 따로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은 참석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회견은 사회자가 감독과 주장에게 하나씩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단 질의응답은 스페인어와 중국어로만 진행됐고, 한국어 통역은 물론이고 영어 통역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기자회견장을 찾은 한국 취재진은 다른 출전국 선수단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생각에 잠긴 류중일 감독
생각에 잠긴 류중일 감독

(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2일 오후 대만 하워드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공식 기자회견에서 류중일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4개국 선수단이 마이크를 잡은 시간은 도합 10분 정도였다.

나머지 시간은 귀빈의 인사말과 기념사진 촬영이 채웠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기자회견장을 찾은 류 감독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대만은 13일 선발 투수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전 KBO 사무국 관계자는 "대만 대표팀은 기자회견에서 선발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KBO 사무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B조 감독 회의에서 '선발 발표를 생략하자'는 의견이 오갔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 쩡하오루 대만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고, 류 감독은 행사가 끝난 뒤 한국 취재진에게 고영표(kt wiz)가 등판한다고 알렸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4267 '홍명보 1순위? 2순위?'…문체부·윤리센터 다른 발표에 '혼란' 축구 03:23 2
54266 '인도네시아에 진땀승' 안준호 감독 "성급한 마음에 실책 연발 농구&배구 03:23 2
54265 남자배구 2위 대한항공, 3위 한국전력 완파하고 선두 맹추격 농구&배구 03:22 2
54264 '위긴스 27점' NBA 골든스테이트, 애틀랜타 꺾고 서부 선두 질주 농구&배구 03:22 2
54263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 이동준 제3대 회장 선출 축구 03:22 2
54262 여자농구 우리은행, 연장서 BNK 개막 7연승 저지…김단비 30점 농구&배구 03:22 2
54261 강원FC 최종전서 하이파이브 퍼레이드·양민혁 환송 이벤트 축구 03:22 1
54260 [여자농구 중간순위] 21일 농구&배구 03:22 2
54259 KS MVP 김선빈 "세차 공약 지키고 2025시즌 향해 출발!" 야구 03:22 2
54258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 김정현서 서재민으로…기록산정 오류 축구 03:22 1
54257 [프로배구 중간순위] 21일 농구&배구 03:22 2
54256 축구 코리아컵 결승경기에 포항시민·출향인 등 4천명 응원 예정 축구 03:22 2
54255 '중동 원정 1승 1무' 홍명보호 축구대표팀 귀국…올해 일정 끝(종합) 축구 03:21 1
54254 대체 외인에 희비 갈린 남자배구 대한항공-한국전력 농구&배구 03:21 2
54253 화성FC, 내년부터 K리그2 참가할까…감독 후보에 차두리 축구 03:2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