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디펜딩 챔피언' 프로농구 부산 KCC가 올 시즌 초반 각종 변수 속 고전하고 있다.
우승 주역인 최준용, 송교창이 부상으로 개막 이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KCC의 전창진 감독은 외국 선수 문제로 고민이 깊어졌다.
KCC는 국내 최고 높이, 기동력을 자랑하는 최준용과 송교창을 믿고 득점력이 뛰어난 데다 가드, 포워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디온테 버튼을 영입했다.
버튼은 신장이 190㎝대 초반이지만 가공할 도약력을 자랑한다. 상대 코트로 넘어오는 속도와 돌파로 림을 공략하는 솜씨도 빼어나다.
KCC가 일단 리바운드를 사수하기만 하면 상대 팀이 송교창, 최준용과 함께 공을 가지고 달리는 버튼을 막아내는 건 매우 어려워진다.
물론 체격이 큰 외국 선수를 막는 일도 필요하다.
KCC는 두 번째 외국 선수로 택했던 센터 타일러 데이비스가 이 역할을 해줄 걸로 믿었다.
그러나 비시즌 몸 관리에 실패한 데이비스가 개막 전에 몸 상태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KCC의 계획도 헝클어졌다.
급하게 리온 윌리엄스를 데려왔지만 그는 경험이 풍부하지만 운동능력이 떨어져 상대 외국 선수와 높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운 선수다.
계획했던 대로 선수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KCC는 9일 서울 SK를 만나 크게 고전했다.
SK에 속공으로만 37점을 헌납하며 57-93, 36점 차 대패를 당했다.
허웅, 정창영 등의 몸 상태가 좋지 않기도 했지만 SK의 강력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 무딘 공격력도 아쉬웠다.
주포 버튼은 이날 오재현, 최원혁 등의 밀착 수비에 힘겨워했고, 1점을 넣는 데 그쳤다.
버튼 기용 시 리그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자밀 워니를 막을 방법이 없자 전창진 감독이 윌리엄스에게 출전 시간을 더 많이 주기도 했다.
하지만 12분 동안 한 차례 슈팅에 그칠 정도로 버튼의 적극성이 떨어진 점은 충분히 아쉬울 법하다.
버튼을 수비했던 오재현도 경기 후 "내가 잘 막았다기보다는 버튼 선수가 (공격을) 잘 시도하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찝찝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께 죄송한 경기다. 팀 차원에서 보면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의 조합이 맞지 않은 것"이라며 "외국 선수 쪽에서 나오는 득점이나 어시스트가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 시 그쪽 비중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으니 국내 선수로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버튼은 1점 1어시스트 2리바운드, 윌리엄스는 5점 2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아이재아 힉스의 부상으로 홀로 뛴 워니는 22점 22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