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은 다른 구단과 다르게 적어도 홈 경기장에서만큼은 '잔디 문제'를 겪지 않는다.
28일 강원과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경기가 열린 강릉종합운동장에서는 잔디가 벗겨져 흙바닥이 드러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의 구장이 그라운드 잔디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상반된다.
강원 윤정환 감독은 이날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여기서 훈련하는데, 질적인 부분에서 더 훈련 효과가 향상된다. 훈련 말고도 경기 때도 양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도) 더 잘 관리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현 상황에서 그에 대해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여기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력을 많은 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양탄자 잔디'로 불리는 강릉종합운동장의 잔디 상태는 치밀한 관리의 산물이라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잔디의 달인'이라는 최국헌 강릉시문화체육시설사업소 주무관이 그간 쌓아온 노하우로 그라운드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강릉종합운동장은 이달 초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하나원큐 K리그1 2024' 2차 클럽상 그린스타디움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그린스타디움은 그라운드·잔디 관리·배수 상태 등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 관리로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관리되는 운동장 주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날 경기 후반 24분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풀백 황문기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강원 선수들의 처지가 '행운'이라고 언급했다.
황문기는 "밖에서 보시는 팬들은 모르시겠지만 뛰는 선수 입장에서 잔디가 좋아야 한다. 그래야 결국 팬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다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잔디가 좋은 건 강원 선수로서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틀 전부터 여기서 훈련했는데, 선수들이 다 강원 선수여서, 이런 잔디에서 축구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한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언론을 통해 지적하는 등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해 아쉬움의 대상이 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결국 A매치 경기를 열지 못하게 됐다.
다음 달 15일 홈 경기로 치러지는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본래 개최 장소였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티다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