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주전 3루수 송성문(27)은 올 시즌 예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는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15년 이후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채우면서 3할 타율을 달성한 적이 없었으나 올 시즌엔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5, 12홈런, 70타점, 5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기록은 득점권 타율이다. 무려 0.400에 달한다. KBO리그 전체 타자 중 5위다.
그는 지난 시즌 득점권 타율이 0.288에 불과했고, 2022시즌엔 0.269에 그쳤으나 올해엔 1할 이상을 끌어올렸다.
'해결사'로 거듭난 송성문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도 해결 능력을 발휘했다.
이날 첫 세 타석에서 삼진 2개와 범타 1개를 기록하며 침묵했고, 8회에 볼넷 1개를 얻어 겨우 한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주인공이 됐다.
5-5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KIA 불펜 전상현을 상대로 짜릿한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폭발했다.
송성문의 안타로 키움은 KIA를 6-5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9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오늘 경기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지만, 득점권 기회가 온다면 안타를 때릴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라며 "신기하게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기회가 찾아왔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1위 KIA를 상대로 자신 있게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라며 "요즘 어린 선수들에게 기죽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기죽으면 모든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한다. 무조건 자신감은 차고 넘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성문은 '그렇다면 3루수 골든 글러브 수상도 자신 있나'라는 질문에 "(3루수 자리에) KIA 김도영이 있어서 절대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도영이보다 나은 건 경험이 많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송성문과 같은 3루수인 김도영은 이날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면서 KBO리그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100득점 기록을 올렸다.
송성문은 본인 말처럼 김도영(타율 0.353, 28홈런, 78타점, 100득점)보다 모든 타격 부문 성적이 떨어진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만큼은 김도영(0.323)보다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