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장유빈이 마침내 시즌 첫 우승을 따냈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군산CC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정한밀을 2타차로 제친 장유빈은 작년 10월 프로 전향 이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지난해 8월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했지만, 당시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 신분이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KPGA투어에서 뛰는 장유빈은 이 대회 전까지 7차례 톱10에 세 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우승과 연이 없었다.
특히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ㆍ원더클럽 오픈 최종일 5타차를 따라잡은 허인회에게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역전패당해 눈물을 펑펑 쏟았다.
14일 전 역전패의 아픔을 말끔하게 씻어낸 장유빈은 12회째를 맞은 군산CC오픈에서 최초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라는 영예도 얻었다.
군산CC오픈에서 이수민, 주흥철 등 2명이 두 번 우승했지만 2연패는 하지 못했다.
장유빈은 군산CC오픈에서 이수민에 이어 아마추어로 우승한 뒤 프로가 되어서 또 우승한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와 평균타수 1위를 굳게 지킨 장유빈은 우승 상금 1억9천585만원을 보태 상금랭킹 3위에서 2위(6억6천462만원)로 올라섰다.
또 군산CC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2027년까지 3년 시드를 받아 롱런의 기틀을 닦았다.
공동 2위 그룹 5명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유빈은 경기 초반 샷이 흔들리며 다시 한번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장타를 앞세워 손쉽게 버디를 낚았던 2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연못에 빠트려 더블보기를 적어내 화를 자초했다.
이어진 3번 홀(파4)에서 티샷이 하마터면 OB가 될 뻔했고 간신히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서 1타를 더 잃자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4번 (파4) 버디로 한숨 돌리나 했지만 6번(파4), 7번 홀(파4) 연속 보기로 미끄럼을 탔다. 7번 홀에서는 짧은 파퍼트를 놓치는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장유빈이 주춤한 사이 상금랭킹 1위 김민규가 힘을 냈다. 7번 홀까지 3타를 줄여 장유빈에 2타 앞선 선두로 치고 나갔다.
흔들리던 장유빈은 9번 홀(파5)에서 반등했다.
강력한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 게 한 뼘 거리에 붙었다. 탭인 이글 퍼트로 단순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김민규는 9번 홀 더블보기와 10번 홀(파4)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차근차근 따라오던 정한밀의 추격이 거셌다. 9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로 합류했던 정한밀은 12번 홀(파4) 버디와 14번 홀(파4) 버디로 장유빈을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
둘의 희비는 16번 홀(파5)에서 갈렸다.
정한밀은 16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지 못했고 장유빈은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정한밀이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은 뒤 2m 파 퍼트를 놓친 덕분에 장유빈은 2타차로 달아났다.
장유빈은 2타차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홀을 비껴갔지만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했다.
3언더파 69타를 친 정한밀은 이번 시즌 최고 순위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정한밀은 이 대회 이전에는 11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고 KPGA 선수권대회 공동 1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5타를 줄인 정태양, 4언더파 68타를 때린 최승빈, 이븐파 72타를 친 조민규가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최승빈은 이날 6번 홀(파4)에서 9타를 치는 퀸튜플보기와 13번 홀(파3) 홀인원 등 널뛰기 라운드를 펼쳐 주목받았다.
디오픈에 출전하러 15일 출국하는 김민규는 공동 6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