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해 99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치는 데 그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형종(34)은 절치부심하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기대에 못 미쳤던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키움 돌풍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이형종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7회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볼넷 하나만 얻고 안타를 치지 못했던 그는 롯데 두 번째 투수 김상수와 대결했다.
먼저 2스트라이크를 당해 궁지에 몰렸던 이형종은 포크볼 유인구는 파울로 커트하고, 볼은 골라내며 풀카운트까지 대결을 끌고 갔다.
그리고 8구째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쐐기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형종의 시즌 4호 홈런이다.
지난해 99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치는 데 그쳤던 이형종은 올해 15번째 경기에서 4개째 홈런을 쳤다.
단순하게 장타만 늘어난 게 아니라 타율도 0.333으로 고타율을 유지하고,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꾸준한 모습이다.
이형종은 홈런 장면에 대해 "(7구째) 포크볼에 삼진을 당할 뻔했는데 파울이 됐다. 그래서 직구 던지지 않을까 생각했고, 일단 짧게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자고 했다. 그게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홈런을 직감한 이형종은 배트 플립을 하고 베이스를 돌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형종의 홈런 덕분에 8-1로 승리한 키움은 3연승을 달렸다.
이형종은 "작년에는 타율 앞자리 '3'(3할)을 본 적이 없다. 지금은 15경기 치렀는데 여전히 '3' 자를 보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전력 분석도 하고, 몸 관리도 잘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젊은 팀' 키움은 이번 시즌 베테랑 선수가 적지 않다.
이형종과 최주환(36), 이원석(37)까지 30대 선수가 포진해있고, 최근에는 최고참 이용규(38)까지 1군에 복귀했다.
이형종은 "앞에서 용규, 원석, 주환이 형이 끌어주니까 저도 편하게 야구에 집중한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가 잘 맞아가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올해 키움이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맹타를 휘두르는 점에 대해서는 "작년에 우리는 소극적인 타격이 많았다. 올해는 적극적으로 치는 걸 준비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덕분에 자신감도 붙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