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는 내야수 이주찬(25)과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3)은 형제 선수다.
동생 이주형이 먼저 1군에서 자리를 잡았고, 형 이주찬은 지난 7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며 이름을 알렸다.
이주찬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과 3연전을 기다려왔다.
동생과 그라운드에서는 맞대결을 펼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오랜만에 식사라도 하면서 회포를 풀고 싶어서다.
그러나 이주형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형제의 '첫 1군 맞대결'은 다음으로 연기됐다.
이주찬은 훈련이 끝난 뒤 "진짜 마음이 안 좋다. 동생과 만나서 경기 끝나고 밥 먹으려고 했는데 다쳤다"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하더라"고 애틋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무뚝뚝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경상도 남자'답게, 형제의 대화는 길지 않았다.
이주찬과 이주형은 나란히 부산 송수초-센텀중-경남고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이주찬은 "카톡으로 '괜찮냐?'고 물어봤고, (동생이)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찬은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더욱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주찬의 선발 출전은 2021년 5월 15일 부산 kt wiz전 이후 1천63일 만이다.
이주찬은 "예전에 (2군에서) 동생에게 안타 하나 준 적 있다. 제가 (내야에서) 빨리 잡았다 싶었는데, 여유 있게 세이프돼서 내야 안타가 됐다. 그래서 오늘 동생이 땅볼 치면 더 빨리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동생과 대결은 무산됐어도, 이주찬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롯데는 주전 3루수로 점찍었던 한동희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고,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김민성까지 2군에 내려간 상황이다.
이주찬은 "키움 선발이 왼손 투수(에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나오니까 오른손 타자인 나는 안타 하나는 쳐야 한다. 솔직히 자리 잡고 싶다"면서 "자주 못 나가니 감각 유지하는 게 어렵다. 그렇지만 원래 이렇게 하면서 백업 자리를 차지하고, 주전이 되는 거다. 여기서 잘해서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