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벤투호가 터키로 동계훈련을 떠나면서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새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달 9일 시즌 중인 유럽파를 제외한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소집해 24일까지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아이슬란드·몰도바)을 치른다.
이어 레바논으로 이동한다. 이때 국내파 일부가 조기 귀국하고 유럽파 선수들이 가세한다. 2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르고 귀국해 2월 1일 시리아와 8차전을 치르고 해산하는 일정이다.
벤투 감독에게 이번 터키 전지 훈련은 내년 11월 개최되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국내파 선수들을 직접 점검할 소중한 기회다.
하지만 선수들의 소속 구단은 이번 전지 훈련 때문에 새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생겼다며 난감해한다.
올 시즌 K리그는 월드컵 일정을 고려해 역대 가장 이른 2월 19일 개막하는 터라 더 그렇다.
특히 7명이나 차출되는 울산과 5명이 소집되는 전북은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울산은 골키퍼 조현우와 수비수 김영권, 김태환, 홍철, 미드필더 원두재, 이동경, 이동준을 터키로 떠나보내야 한다.
울산은 내달 3일부터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 10∼28일 경남 거제에서 전지 훈련을 소화하는데,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
특히 새로 영입한 센터백 김영권이 동료들과 발도 제대로 못 맞추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은 홍명보 울산 감독에게 커다란 아쉬움으로 다가올 터다.
역시 대 놓고 말은 못 하지만 김상식 전북 감독도 분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내달 8일 선수들을 소집해 17일부터 2월 11일까지 전남 목포에서 전지 훈련을 한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동계훈련 기간 골키퍼 송범근, 수비수 이용, 김진수, 미드필더 백승호, 송민규 등 팀의 핵심 자원들이 오래 자리를 비우게 된다.
골키퍼 구성윤, 수비수 박지수, 정승현, 미드필더 권창훈, 이영재, 공격수 조규성 등 6명을 대표팀에 내줘야 하는 김천 상무도 울산, 전북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월드컵 예선 원정을 다녀오는 선수에 대해 방역 당국이 그간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 점은 이들 구단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터키 전지 훈련까지만 소화하고 레바논전 직전에 소집 해제돼 조기 복귀하는 일부 국내파 선수들까지 자가격리가 면제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이들이 열흘간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소속 구단이 감수해야 하는 피해는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