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창단한 키움 히어로즈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박병호(35)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홈런 302개를 쳤다.
이 부문 2위는 강정호(139홈런), 3위는 김하성(133홈런·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다.
히어로즈 역사에 가장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박병호도 '프랜차이즈 대이동' 물결에 휩쓸렸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야구팬이 박병호를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억한다.
박병호는 2011년 7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됐다. LG에서 홈런 25개를 친 박병호는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 무려 302개의 아치를 그렸다.
2016년과 2017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뛴 시간을 제외하고도, 박병호는 30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히어로즈의 상징'이었던 박병호는 2022년 kt wiz 유니폼을 입는다.
kt는 29일 "자유계약선수(FA) 박병호와 3년간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를 떠나보낸 키움 팬들은 '트럭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키움 구단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자생하는 구단이다.
'머니 게임'에서는 타 구단에 밀릴 수밖에 없다.
자금력에서 밀리지 않는 구단도 이번 2022 FA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와 결별했다.
NC 다이노스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외야수 나성범(32)은 KIA 타이거즈와 6년 15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NC도 나성범과의 계약을 추진했지만, KIA의 구애가 더 강했다.
NC가 1군에 합류(2013년)하기도 전인 2012년부터 NC에서 뛴 나성범은 10년의 동행을 마치고 KIA로 이적했다.
나성범을 놓친 NC는 다른 FA 외야수를 노렸다.
NC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떠났다.
200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박건우(31)는 NC가 내민 6년 100억원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박건우가 NC행을 택하면서 두산 팬들이 아끼던 '1990년생 트리오'는 해체됐다.
두산은 2021 FA 시장에서 허경민(7년 85억원)과 정수빈(6년 56억원)을 잡았지만, 가장 몸값이 비싼 박건우는 지키지 못했다.
손아섭(33)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15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처음 FA 자격을 얻은 2018년 롯데와 4년 98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 그러나 두 번째 FA가 된 뒤에는 NC와 4년 64억원에 계약했다.
잔류를 택한 프랜차이즈 스타도 있다.
KIA 역사상 최고의 좌완 투수 양현종(33)은 오랜 협의 끝에 4년 최대 103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
거포 김재환도 4년 115억원의 조건에 원소속팀 두산에 남았다.
하지만 2022 FA 시장에서는 '남은 자'보다 '떠난 자'의 이름이 더 커 보인다.
전력 상승을 꾀하는 구단에 FA 영입은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이 '돈'으로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마침 2022 FA 시장에서 '큰손'이 움직였고,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낭만'을 찾으려는 야구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남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향한 팬들의 애정은 더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