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구단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은 프로야구 kt wiz 이강철 감독은 전화를 받고 크게 웃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의 톤이 무척 밝았다.
이강철 감독은 2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후배들을 이끌 고참 선수가 필요했고, 홈런 타자가 간절했는데, 박병호가 오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자유계약선수(FA)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kt는 박병호의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지불해야 할 보상금 22억5천만원을 합해 총액 52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영입이었다.
kt는 2021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시즌 막판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로 1위 자리를 삼성 라이온즈에 내줄 뻔했다.
이 감독은 "2020시즌엔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스)가 타선을 이끌었는데, 올해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라며 "특히 팀 홈런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를 메울 선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장타력이 있는 박병호를 영입해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특히 (은퇴한) 유한준의 공백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를 지명타자와 1루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1루엔 간판타자 강백호가 있는데, 두 선수에게 수비 부담을 양분할 계획이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강백호를 다시 외야로 보낼 생각은 없다.
이 감독은 "강백호는 1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두 차례나 받은 선수"라며 "다시 외야로 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병호와 강백호가 나눠서 1루를 보게 될 텐데, 강백호의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순은 고민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모습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새 외국인 선수(헨리 라모스)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을 나타내는 곡선) 현상에 관한 걱정을 하지 않았다.
박병호는 최근 2년 동안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지만, 2할 초반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