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기분은 별로 안 좋네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구본혁은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로 팀에 8-7 승리를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았는데, 시원한 장타가 아닌 먹힌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이어져 아쉽다는 뜻이었다.
10회초 3루수 대수비로 투입된 구본혁은 첫 타석인 11회말 1사 2, 3루에서 NC 김유영의 5구째 투심 패스트볼에 배트를 휘둘렀다.
붕 떠오른 공은 1루수와 우익수 사이 절묘한 공간에 떨어졌다.
양 팀 투수 13명, 안타 25개, 잔루 24개를 쏟아낸 4시간 20여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구본혁은 "꿈에 그리던 장면이어서 멋있게 치고 싶었는데 행운의 안타가 된 것 같다"면서 "예전이라면 그냥 좋아했겠지만, 지금은 자신감이 있다 보니 좋은 타구를 날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자신감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구본혁은 "(예전의 저라면) 번트를 대거나 대타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구본혁은 다르나'라고 묻자 "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사뭇 진지하게 답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구본혁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8타수 7안타(타율 0.389)로 활약했고,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이날 전까지 12타수 4안타를 쳤다.
구본혁은 "상무에서도 잘 치는 사람들을 보니 하체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더라. 그 후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리그 최강의 공격력으로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룩한 LG에서 생존해야 하는 부담감도 떨쳐낸 상태다.
그는 "처음엔 주눅 들었는데 시범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다 보니까 나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