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4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 선수였던 서건창(현 KIA 타이거즈)이 때린 안타 201개는 역대 KBO리그 유일무이한 단일시즌 200안타 돌파 사례다.
당시 한 시즌 128경기 체제에서 탄생한 서건창의 201안타는 144경기 체제가 된 현재까지도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기록이다.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이 끝난 뒤 "올해 제 목표는 안타 230개"라고 선언했다.
128경기에서 201안타를 때린 서건창의 페이스를 144경기 체제에 대입하면 한 시즌 226안타라는 수치가 나온다.
최지훈이 진심으로 올 시즌 안타 230개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올 시즌 SSG 타격 코치로 부임한 강병식 코치가 최지훈에게 내준 숙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히어로즈에서 코치로 일했던 강 코치는 서건창의 대기록을 같은 팀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최지훈은 "강병식 코치님이 안타 230개를 목표로 삼으라고 하셨다. 원래 저는 목표를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코치님이 '목표를 높게 잡아놓고 가야지 그걸 쫓아간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좋다.
최지훈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타율 0.310(42타수 13안타), 3타점, 9득점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3일 두산전에서는 3-3으로 맞선 7회 적시타를 때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최지훈은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5연승을 달린 SSG는 7승 3패로 리그 3위에 자리했다.
최지훈은 "티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팀 분위기는 무척 좋다. 분위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팀 장점이다"라며 "어린 선수가 들뜬다 싶으면 베테랑 선배들이 잡아준다"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 SSG는 1번 타자 최지훈-2번 타자 박성한이라는 10개 구단 최고 수준의 테이블 세터진을 꾸렸다.
박성한은 타율 0.351(37타수 13안타), 출루율 0.486으로 최지훈보다 더 좋은 타격감을 뽐낸다.
최지훈은 "성한이가 너무 잘 쳐서 부담스러울 정도다. 꼭 출루해야 할 것 같고, 나가면 도루해줘야 할 것 같다"면서 "성한이가 2번 자리에서 잘해주니까 제가 출루하지 못하는 날에도 팀이 이길 수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SSG는 최지훈-박성한이 팀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지훈은 "저나 성한이나 우리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세대교체는 어린 선수가 고참보다 잘할 때 이뤄지는 거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닌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개막에 앞서서 많은 야구 전문가가 SSG를 하위권으로 예상한 건 SSG 선수단에 자극이 됐다.
최지훈은 "작년, 재작년과 멤버 비교하면 그대로인데 왜 갑자기 하위권이 됐나 모르겠다"면서 "'너만 잘하면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었다. 정말 저만 잘하면 우리 팀은 훨씬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뷰가 마무리되던 즈음, 관중석에서 한 어린이 팬이 최지훈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부름에 친근하게 답한 최지훈은 인터뷰가 끝난 뒤 가장 먼저 어린이 팬에게 사인해주고는 그라운드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