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안토니오 콘테(52) 감독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켜 상위권에 올려놨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1-2022시즌 EPL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라, 손흥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전임 누누 산투 감독 체제에서 끝 모를 부진에 빠져 한때 11위까지 내려앉았던 토트넘은 콘테 감독 부임 뒤 정규리그 6경기(4승 2무) 무패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5위(승점 29)로 올라섰다. 한 계단만 더 순위를 끌어올리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노려볼 수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4위(승점 35) 아스널보다 3경기나 덜 치른 상태다.
'콘테 체제'에서 토트넘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수비 시 선수들은 이전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둔화시킨다. 시즌 초 보여준 주먹구구식 압박은 사라졌다.
공격은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특히 왼쪽의 레길론과 오른쪽의 에메르송 로얄, 두 윙백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 일품이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콘테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처럼 다양한 공격 전술을 펼쳐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공격 패턴 몇 가지를 선수들에게 제대로 주지시키는 스타일의 감독인데 그게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투 감독 체제에서 '태업 논란'까지 일으켰던 선수들은 사령탑에 대한 믿음을 되찾았다.
토트넘 센터백 다빈손 산체스는 최근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콘테 감독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전술의 세부 사항을 가르쳐주기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또 "콘테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 등 공격진에게는 경기 중 몇 가지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정해주고, 그것만 해내면 나머지는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허용한다"고 전했다.
콘테 감독은 무엇보다 동기 부여에 성공하고 있다. 벤 데이비스, 라이언 세세뇽 등 산투 감독 체제에서 잘 활용되지 않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제 몫을 해내면서 선수단 전체 활력이 올라왔다.
가장 많이 달라진 선수는 골잡이 케인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1골에 그쳤던 케인은 이날까지 최근 2경기 연속골을 넣어 부활을 알렸다.
콘테 감독은 '에이스 관리'도 잘하고 있다. 이날 후반전 19분에는 케인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손흥민이 후반 29분 쐐기골을 넣자 곧바로 2분 뒤 교체했다.
빡빡한 박싱데이 주간 경기 일정을 고려해 휴식을 준 것이다.
한 위원은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세 가지인 압박과 빌드업, 전환 모두에서 토트넘은 확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면서 "지금 토트넘이 보여주는 상승세는 새 감독 부임에 따른 '깜짝 반등'이라고 치부할 단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