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논란의 중심에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대행 체제'에 마침표를 찍고 김호철(66) 감독 체제로 팀을 정비한다.
새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26·푸에르토리코)도 김호철 감독과 함께 V리그 코트에 선다.
이탈리아에서 머물다가 7일 입국한 김호철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16일까지 자가 격리를 한 뒤 17일부터 팀 훈련을 지휘한다.
6일 입국한 산타나는 16일부터 팀에 합류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18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홈경기부터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경기를 치른다.
개인 트레이너인 남편과 함께 격리하며 훈련한 산타나도 18일 V리그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11월 23일 흥국생명전부터 12월 15일 GS칼텍스전까지 총 6경기를 '감독대행 체제'로 소화했다.
시즌 중 감독대행을 내세우는 일은 많은 종목에서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기업은행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세터 조송화와 김사니 전 코치가 팀을 이탈했고,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기업은행 구단은 서남원 전 감독에게 책임을 물었다.
서남원 전 감독은 11월 21일에 경질됐고,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김사니 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섰다.
그러나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는 3경기(11월 23일 흥국생명전, 27일 GS칼텍스전, 12월 2일 한국도로공사전) 만에 끝났다.
"서남원 전 감독이 모욕을 주고, 폭언했다"는 김사니 전 감독대행의 주장이 또 한 번 논란을 불렀고, 여자부 6개 구단 감독이 '악수 보이콧'을 선언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
결국, 김사니 전 감독대행은 스스로 물러났다. 기업은행은 "김사니 전 감독대행과의 결별했다"고 밝힌 뒤 사직 처리를 하고 있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이 팀을 떠나면서 안태영(38) 코치가 '대행의 대행'으로 임시 감독 역할을 했다.
안태영 감독대행은 5일 페퍼저축은행전, 9일 KGC인삼공사전, 15일 GS칼텍스전 등 총 3경기 동안 팀을 지휘했다.
김호철 신임 감독의 격리가 끝나면서, 안태영 코치는 큰 짐을 내려놓았다.
김호철 감독은 격리 중에 TV로 기업은행 경기를 보고, 안태영 코치와 통화하며 선수단 상황을 파악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주눅 들어 있는 것 같다. 경기 중에 어수선한 모습이 보인다"며 "팀이 안정되면 경기력도 좋아질 것이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레베카 라셈을 내보내고 새로 영입한 산타나의 역할도 중요하다. 산타나가 라이트에서 주포 역할을 하면 기업은행의 가장 큰 약점이 사라질 수 있다.
기업은행은 승점 8(3승 12패)로 7개 구단 중 6위에 처져 있다. 상위권 도약은 어렵지만 5위 흥국생명(승점 9·3승 12패) 추월은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김호철 감독이 지휘하는 첫 경기가 흥국생명전이다.
윤종원 기업은행 구단주는 지난 8일 김호철 감독을 선임하며 "올바른 선수단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재창단의 각오로 팀을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기업은행을 바라보는 팬들도 18일 흥국생명전이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 되길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