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밤비노의 저주'를 깬 명장 테리 프랑코나(64)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감독이 은퇴를 시사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리는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현지 취재진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시간이 올 것"이라며 "그 시간이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난 늙고 지쳤다"라며 "올 시즌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난 은퇴에 관해 생각해봤으며 구단 프런트와도 의견을 나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난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라고도 강조했다.
현지 매체들은 프랑코나 감독의 은퇴가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프랑코나 감독이 올 시즌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을 내비쳤다"고 설명했고, MLB닷컴은 "프랑코나 감독이 은퇴할 수 있음을 공개했다"고 전달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1997년부터 감독 생활을 한 베테랑 지도자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보스턴 레드삭스를 이끌었고, 2004년에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깨 명장 반열에 올랐다.
프랑코나 감독은 2007년에 다시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고, 2013년부터는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클리블랜드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16년엔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지휘했다.
2013년과 2016년, 그리고 지난해에 MLB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프랑코나 감독이 명장으로 꼽히는 건 비단 지도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해 큰 존경을 받는다.
AP통신은 "프랑코나 감독은 늘 자택에서 스쿠터를 타고 경기장에 출근한다"라며 "선수들, 팬들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코나 감독이 은퇴를 염두에 두는 건 건강 문제 때문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최근 3년 동안 크고 작은 질병, 부상에 시달렸다.
2020년엔 위장 수술과 혈전 문제로 상당 기간 팀을 지휘하지 못했고, 2021년엔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수술대에 올라 장기간 이탈했다.
올 시즌엔 팀 성적까지 추락했다. 클리블랜드는 22일까지 59승 66패 승률 0.472의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