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보이콧' 사태에 일본전 대패까지…우여곡절 딛고 웃은 스페인

[여자월드컵] '보이콧' 사태에 일본전 대패까지…우여곡절 딛고 웃은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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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전력' 못 꾸린 스페인…에이스 푸테야스 컨디션 난조까지 겹쳐

2015년 첫 본선행 이후 8년 만에 '대업'…남녀 모두 우승한 두 번째 팀

여자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
여자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스페인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의 최종 승자가 되기까지 걸어온 길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스페인이 유럽 여자 축구의 강호로 올라선 게 독일·잉글랜드 등 '전통의 강호'보다는 최근이다.

지난해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에서 우승팀 잉글랜드를 가장 애먹인 상대가 바로 스페인이었다. 연장 혈투 끝에 8강에서 스페인을 잡은 잉글랜드가 기세를 타고 정상에 섰다.

이후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며 탄탄대로만 걷는 듯했던 스페인이지만, 여자 월드컵에 앞서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 주축 선수 15명이 돌연 호르헤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반발, '보이콧' 의사를 보인 것이다.

선수들의 반발 속에서도 스페인축구협회의 지지를 받아낸 빌다 감독은 계속 지휘봉을 쥐고 어렵사리 월드컵을 준비했다.

지난 2월 대표팀을 이끌고 호주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 나선 빌다 감독은 이와 관련된 언론의 질의에 "다소 무례하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들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들

[AP=연합뉴스]

결국 12명의 선수가 끝까지 빌다 감독과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해 스페인은 최고의 전력은 꾸리지 못했다.

잉글랜드와 결승전 사전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19일까지도 빌다 감독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질문이 또 한 번 나오자 빌다 감독은 "다음 질문"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여자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2021년과 2022년 연이어 석권한 '간판' 알렉시아 푸테야스(바르셀로나)가 지난해 당한 무릎 부상 이후로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지 못한 점도 근심거리였다.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에 나섰지만, 대회 도중에도 스페인에 위기가 한번 찾아왔다.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 쾌승(3-0)에 이어 잠비아전 대승(5-0)으로 순항하던 스페인은 일본과 C조 최종전에서 0-4로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특히 빠른 발을 앞세운 일본의 공격수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뒷공간을 허용하며 '유럽의 강호'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이 완패했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우리나라에 1-2로 진 스페인은 한국, 일본에 모두 진 유일한 유럽팀이 됐다.

사실 스페인은 여자 월드컵에서는 '후발국'이다.

호르헤 빌다 감독
호르헤 빌다 감독

[AFP=연합뉴스]

여자 월드컵이 1991년 시작했지만, 스페인은 2015년에야 처음으로 본선행을 이뤘다.

이때 윤덕여호에 발목이 잡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스페인은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4년 후 스페인은 최종 승자의 자리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스위스와 16강전(5-1)에서 일본전 대패의 아픔을 씻더니 직전 대회 준우승팀 네덜란드와 3위 팀 스웨덴을 차례로 2-1로 꺾으며 기어코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기세를 탄 스페인은 지난해 여자 유로에서 아픔을 안긴 '유럽 최강' 잉글랜드와 결승에서 공 점유율 47% 대 37%(16%는 경합), 슈팅 수 14 대 7 등 각종 경기 지표를 압도하며 마지막 승리(1-0)를 챙겼다.

이로써 월드컵 본선에서 3번째 도전을 사상 첫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미국, 노르웨이, 독일, 일본에 이어 역대 5번째 여자 월드컵 우승국이 됐다.

2010년 남자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정상에 선 스페인은 독일에 이어 남녀 모두가 월드컵 우승을 따낸 역대 2번째 팀으로 축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단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단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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