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주장 완장의 무게를 견뎌내고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K리그1 우승으로 이끈 홍정호(32)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후반전 한교원과 송민규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세리머니 중 팬들과 인사를 나누던 홍정호의 뺨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홍정호는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잤다.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을 설치며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홍정호는 주장 완장이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의 캡틴은 '레전드'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이 은퇴하고서 처음 맞는 이번 시즌, 선수단 투표를 통해 홍정호가 주장으로 선임됐다.
홍정호는 "(전 주장이) (이)동국이형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면서 "그래도 선수들과 감독님이 뽑아주셨으니 잘하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우승한 뒤 감독님 얼굴을 보니 울컥했다. 고비가 있었지만, 부담감을 떨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홍정호를 꼽았다.
홍정호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올라있다. 수상하면 1997년 김주성 이후 24년 만의 수비수 MVP로 등극한다.
홍정호는 "멋지게 차려입고 시상식에 가겠다.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고, 좋은 장면도 많이 만들었다"면서 "좋은 기회인 만큼 꼭 MVP를 받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홍정호가 꼽은 최고 수훈 선수는 시즌 중 합류한 미드필더 백승호였다.
홍정호는 "백승호가 적응기 거친 뒤 (후반기부터) 우리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중원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생긴 공백을 백승호가 잘 채워줬다"고 말했다.
홍정호는 이날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 준 이동국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했다.
홍정호는 "동국이 형이 라커룸에 들어와서 분위기를 많이 이끌어 주셨다. 나도 갑자기 마음이 안정됐다"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동국이 형이 빨리 팀에 합류하면 좋겠다. 감독님과 사이가 좋기 때문에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