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제패 '사냥꾼' 하먼 "이젠 트랙터 타고 땅 갈아야죠"

디오픈 제패 '사냥꾼' 하먼 "이젠 트랙터 타고 땅 갈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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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하먼.
디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하먼.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남자 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여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와 꽤 다르다.

키(170㎝)도 작고, 몸무게도 70㎏ 밖에 나가지 않은 왜소한 체격의 그는 키 180㎝에 몸무게 90㎏ 안팎의 거구들이 득실대는 PGA투어에서는 중학생처럼 보인다.

작은 체격 때문에 하먼은 우드로도 300야드를 날리는 장타자가 즐비한 PGA투어에서 비거리는 142위다.

게다가 PGA투어 무대에서도 소수자인 왼손잡이다.

그는 또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다.

소셜미디어를 하긴 하는데 팔로워가 고작 1만6천명이다. 12년 동안 모은 팔로워 숫자다.

2020년 이후에는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린 적도 없다.

이처럼 특이한 하먼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우승을 자축할 예정이냐"는 질문을 받자 "트랙터로 땅을 고르러 갈 예정"이라고 답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냥을 즐기는 하먼은 "사냥터 땅을 고르려고 얼마 전에 트랙터 한 대를 새로 샀다"면서 "아직 새 트랙터를 보지 못했다. 어서 가서 휴대전화를 던져놓고 트랙터를 몰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 샀다는 트랙터는 105마력짜리 오렌지색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트랙터로 골라야 할 땅은 약 5천평이다.

그러나 그는 곧장 땅을 고르러 가지는 않을 예정이다.

"일단 가족들과 뉴욕의 호숫가 집에 모여서 사흘 동안 낚시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는 하먼은 "거기서 나만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 트랙터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먼은 기자회견에서 트랙터 가격을 묻는 말에 "아직 아내한테 얼마 줬는지 말 안 했다"며 웃었다.

하먼의 취미는 사냥이라는 사실도 이번 디오픈 우승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냉정한 경기 운영이 사냥 취미와 결부되면서 '도살자'나 '백정', 또는 '푸줏간 주인' 등으로 번역되는 '버처'(butcher)라는 별명이 새로 생겼는데 "마음에 든다"고 할 정도다.

그는 야생 칠면조, 사슴, 야생 오리 등을 사냥한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사냥을 했다.

사냥도 특이하게 활사냥을 즐긴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사냥꾼은 소총을 쓴다.

살아있는 동물을 죽이는 취미라는 비난도 받지만, 그는 나름대로 사냥 철학이 있다.

"고기 먹는 걸 좋아하는데 정육점에서 사서 먹는 것보다 직접 잡아먹는 게 낫다"는 그는 "내가 사냥하는 동물은 자유롭게 살다가 죽을 때가 됐을 때 죽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사슴은 절대 사냥하지 않는다.

"야생 사슴 수명은 7, 8살인데 대개 5년 반에서 6년 사이에 죽는다"는 그는 "나는 4살이 넘는 사슴만 잡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잡은 동물은 내가 직접 손질한다. 그리고 내가 먹거나 다른 사람에게 먹으라고 준다. 때론 요리해서 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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