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신 세터'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한수지(32·GS칼텍스)는 "블로킹에 능한 세터"라고 평가받았다.
한수지는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더욱 높아진 '블로킹 수행' 요구를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센터로는 평범한 키(183㎝)지만, 경쾌한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한수지는 지난달 30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600블로킹 득점의 금자탑을 쌓았다.
'600블로킹'은 V리그 여자부에서 한수지를 포함해 단 7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한수지는 1세트 12-10에서 이소영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600번째 블로킹 득점을 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GS칼텍스 주장' 이소영의 공격을 '현 GS 칼텍스 주장' 한수지가 막아섰다.
경기 뒤 한수지는 "한창 경기 중일 때는 몰랐는데 이소영의 공격을 막고, 600블로킹을 채운 게 신기하긴 하다"고 웃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좋을 때 기록을 완성하고 싶었는데 적절한 시점에 기록을 채워서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배구연맹은 한수지에게 기록 달성 상금 400만원을 안겼다.
한수지는 세터로 뛴 10시즌 동안 블로킹 득점 251개를 했다.
2016-2017시즌부터 센터로 뛴 한수지는 올 시즌까지 6시즌 동안 349개의 블로킹을 잡았다.
블로킹이 '부업'이었던 세터 시절에도 블로킹 득점이 많았던 한수지는 블로킹을 '주업'으로 삼으면서 더 많은 블로킹 득점을 쌓았다.
V리그 여자부에서 한수지보다 먼저 600블로킹 득점 이상을 올린 선수는 양효진(현대건설·1천298개), 정대영(한국도로공사·1천51개), 김세영(은퇴·971개), 김수지(IBK기업은행·788개), 한송이(KGC인삼공사·755개), 배유나(한국도로공사·683개) 등 6명이다.
이 중 레프트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한송이를 제외한 5명은 '정통 센터'다.
한수지는 "예전에는 세터를 향한 미련이 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센터로 뛰는 것에 만족한다. 기록을 세워 더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