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김경윤 기자 = '가을 사나이' 정수빈(31·두산 베어스)이 손목 통증에서 벗어나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허경민(31·두산)은 몸살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출전을 강행한다.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 wiz와의 프로야구 2021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정수빈(중견수)을 1번 타순에 넣었다.
정수빈은 14일 KS 1차전에서 5회말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왼쪽 손목을 삐끗했다. 통증을 참고 1차전을 치렀지만, 15일 2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16일에 치료를 받으며 회복한 정수빈은 17일 가장 익숙한 1번 자리에 선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정수빈은 38타수 13안타(타율 0.342), 6타점, 7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몸살 탓에 경기 전 훈련을 짧게 소화한 허경민도 7번 타자·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과 박건우(우익수)로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다.
KS 1, 2차전에서 8타수 5안타로 맹활약한 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를 3번, 6타수 3안타를 친 강승호(2루수)를 5번에 포진해 '거포' 김재환(4번 타자·좌익수) 앞뒤에 세웠다.
양석환(3루수), 허경민, 박세혁(포수), 박계범(유격수)이 하위 타순(6∼9번)에 선다.
KS 1, 2차전에서 7타수 무안타 6삼진에 그친 양석환이 살아나면 두산 타선에 힘이 생긴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가 타깃이 되고, 자꾸 그 타선에 찬스가 걸린다. 그래서 선수가 더 예민해진다"며 "선수 자신이 이겨내야 한다. 지금은 경험이 많지 않은 백업 선수를 쓸 상황도 아니다. 결국 그 선수(양석환)가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두산 선발은 아리엘 미란다(32)다.
미란다는 프로야구 2021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회로 공동 1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2회로 단독 1위에 올랐다.
투구 수 100개를 넘어가도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하지만, 왼쪽 어깨 재활을 짧게 마치고 등판하는 KS 3차전에서는 긴 이닝 소화를 장담할 수 없다.
김 감독은 "미란다의 한계 투구 수를 정하지 않았다. (경기 중) 점검을 해야 한다"며 "선수가 괜찮다고 하면 계속 가는 거다. 상황을 보면서 (투수 교체 시기를)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S 1, 2차전을 모두 내준 두산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PO에서 맹활약했지만, KS에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우완 불펜 이영하와 홍건희가 3차전에서도 등판을 준비한다.
김 감독은 "기본적인 투수 운영은 이영하와 홍건희가 바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하와 홍건희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이 거둔 5승 중 4승(이영하 3승, 홍건희 1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KS에서는 고전했다.
이영하는 14일 1차전에서 배정대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는 등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 해 패전투수가 됐다.
홍건희는 15일 2차전 5회말 1사 만루에 등판해 장성우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 감독은 이영하, 홍건희가 흔들릴 경우를 대비해 이승진 카드도 준비했다.
이승진은 KS 1, 2차전에 모두 등판해 2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정규시즌에서도 kt를 상대로 4경기 5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이영하와 홍건희의 구위가 포스트시즌 초반과 다를 수 있다. 이때는 믿을 수 있는 카드를 써야 한다"며 "이승진의 구위가 좋으니, 상황이 되면 투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