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덕수고 정윤진(오른쪽) 감독이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 고교 야구대회 유신고와 결승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감독상을 받고 있다. 2021.11.1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덕수고등학교 정윤진(50) 감독이 고교 5개 전국대회 우승컵을 모두 거머쥐는 '그랜드 슬램'을 작성했다.
정윤진 감독은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 고교 야구대회에서 유신고를 상대로 덕수고의 7-5 승리를 이끌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정 감독은 현역 사령탑 중 처음으로 고교 5개 전국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정 감독은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지 못한 비엘리트 출신이다. 1994년 모교인 덕수고 코치로 부임한 뒤 아마추어 외길 인생을 살았다.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정윤진 감독은 빼어난 육성 능력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아마추어 최고의 지도자로 거듭났다.
2007년 6월 덕수고 감독으로 부임한 뒤 팀을 대통령배(2008년), 청룡기(2012년), 황금사자기(2013년), 협회장기(2013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정 감독은 이날 오랜 기간 인연이 없었던 봉황대기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마지막 남은 퍼즐을 맞췄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덕수고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덕수고는 졸업반인 3학년 학생들을 배제하고 1, 2학년으로만 팀을 꾸렸다.
주축 선수 다수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단 10명의 야수로 유신고와 결승전을 치르기도 했다.
유신고는 올해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kt wiz에 1라운드 지명된 '에이스' 3학년 박영현을 투입하는 등 전력을 쏟았는데, 덕수고는 끈질긴 추격전 끝에 9회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하며 역전승을 끌어냈다.
경기 후 감독상을 받은 정윤진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서 우승한 것"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정윤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덕체'를 강조하는 지도자로도 유명하다.
2012년엔 당시 덕수고 야구부 외야수 이정호가 서울대에 합격하면서 학생 선수 육성의 성과를 끌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