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에서 한국 선수 최초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최경주(50)에게 경사가 겹쳤다.
최경주의 차남 최강준(18) 군이 최근 미국 듀크대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11일 알려왔다. 내년 6월 고교를 졸업하는 최 군은 내년 9월에 입학한다.
조기 입학 사정을 통과한 최 군은 아버지 최경주와 어머니, 형, 누나 등 온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 확약서에 서명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듀크대는 '남부의 하버드'라고 불리는 미국 최상위 명문 대학이다. 아이비리그의 웬만한 대학보다 입학이 더 어렵다.
최강준은 듀크대 골프부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미국 명문대 골프 장학생 선발 기준은 학업 성적이 우선이고, 골프 기량과 함께 협동심 등 인성도 중요하다.
그는 우수한 학업 성적에 텍사스주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 등 골프 실력을 인정받았고, 듀크대 입학 사정관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크대는 명문대 중에서도 장학금이 박한 편인데 장학금까지 주는 건 이례적이다.
미국 대학 골프부는 개인 성적보다 전국 규모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더 값지게 여긴다.
최강준은 "듀크대가 대학 골프 대회 최고 권위 대회인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직 전공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경영학 분야에 흥미가 있다는 게 어머니 김현정 씨의 귀띔이다.
프로 골프 선수도 꿈꾸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장래 설계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케빈 스트릴먼, 조 오길비, 네이트 스미스 등이 듀크대 골프부 출신 PGA투어 선수다.
최경주는 진작부터 골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가 프로 선수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분야 진출이 쉽지 않은 국내 주니어 골프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해왔다.
학업과 골프를 다 함께 열심히 하다가 진로를 결정하는 미국식 주니어 골프 육성 방안에 관심이 많아 국내에도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어머니 김 씨는 아이비리그 코넬대에 다니는 딸 신영, 대한민국 해병대에 복무 중인 장남 호준 등 3남매가 모두 '명문대'라며 웃었다.
오는 21일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는 호준 씨는 그동안 쓰지 않은 휴가를 모아 제대휴가를 시작해 미국 집에서 동생의 입학 확약서 서명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