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6차례 우승에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15억 원을 돌파한 박민지(23)는 상금왕과 다승왕, 그리고 대상 등 3관왕이 유력하다.
상금왕과 다승왕은 이미 확정했고 임희정(21)과 대상 경쟁도 9부 능선을 넘었다.
7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S-오일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친 끝에 공동 8위에 오른 박민지는 대상 포인트 23점을 보탰다.
대상 포인트 합계 680점으로 임희정(618점)에 62점 앞선 박민지는 마지막 남은 대회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10위 이내에만 들면 대상도 손에 넣는다.
S-오일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6개 대회 연속 톱10에 입상한 임희정은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박민지가 10위 밖으로 밀려나야 역전할 수 있다.
그러나 박민지는 "50대50"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박민지는 사실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이맘때면 선수 대부분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다.
박민지도 예외가 아니다.
고질인 허리 통증이 도진 박민지는 S-오일 챔피언십 프로암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프로암 당일 허리가 아파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하고 쉬었다. 특별한 부상은 아니라서 병원 치료는 받지 않았으나 정상적인 스윙이 힘들었다.
그는 "이들 동안 누워만 있었다"고 말했다.
통증 여파는 1, 2라운드에도 이어졌다.
이틀 동안 이븐파를 쳐 꼴찌로 컷을 통과했다. 1타만 더 잃었다면 컷 탈락할 뻔했다.
박민지는 "그래도 대회 포기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이제 대회는 하나 남았다. 내가 생각했던 게 있는데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대상 경쟁을 의식하냐고 묻자 박민지는 "기사를 다 본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안다"고 웃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사실 이번에 대상 놓쳐도 괜찮다. 최선 다했는데 다른 선수가 더 잘해서 가져간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박민지는 "대상은 내년에도 기회가 있다"면서 "그래도 내가 포기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