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원 클럽 맨' 고요한(33)의 집념이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을 강등 위기에서 한 발 벗어나게 했다.
고요한은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파이널B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42분 서울의 4-3 대역전극을 완성하는 골을 넣었다.
이 경기 전 서울은 승점 37점으로 11위, 광주는 승점 33점으로 12위에 자리해 있었다.
나란히 강등권 두 자리를 차지한 팀 간의 물러설 수 없는 '단두대 매치'였다.
광주가 김종우와 이찬동, 엄원상의 연속골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앞서나갔다.
누가 봐도 서울의 패색이 짙어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6년부터 16시즌째 서울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고요한은 포기하지 않고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고, 결국 서울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선사했다.
광주 수비수 알렉스의 자책골로 서울이 한 점을 만회한 가운데 고요한이 후반 23분 2-3으로 추격하는 팔로세비치의 골을 도왔다.
후반 33분에는 오른쪽 빈 공간의 강성진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이 패스는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강성진의 3-3 동점골로 이어졌다.
고요한은 이어 나상호의 도움을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강한 슈팅을 날려 역전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고요하기만 했던 서울의 분위기를 고요한이 확 뒤집어버렸다.
경기 뒤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고요한은 "전반전에 좋은 득점 기회를 하나 날렸다"면서 "더 집중해서 제대로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후반전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에 (주장인) 기성용을 비롯한 동료들이 모여 '오늘 지면 강등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다짐했다"면서 "이렇게 승리를 거두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승리로 잔류 마지노선인 10위(승점 40)로 올라섰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3경기가 남은 가운데 서울과 11위(승점 38) 강원FC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한 번만 '삐끗'해도 서울은 다시 강등권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
고요한은 "남은 경기에서도 승점 3점을 가져오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