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AFP 등 주요 외신은 스위스 검찰이 FIFA를 속여 200만 스위스프랑(약 25억8천만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플라티니 전 회장을 기소했다고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FIFA가 플라티니 전 회장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만든 혐의 등으로 블라터 전 회장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두 사람 모두에게 횡령, 부실경영, 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했다. 플라티니 전 회장에게는 사기 혐의가 더해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플라티니 전 회장은 2011년 FIFA를 속여 8년 전 블라터 전 회장을 위해 자문 업무를 한 대가 명목으로 200만 스위스프랑을 받았다.
플라티니 전 회장이 FIFA와 자문 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업무는 1998~2002년 사이에 이뤄졌다.
당시 플라티니 전 회장은 자문업무 대가로 연 30만 달러(약 3억5천만원)를 FIFA로부터 받았다. 검찰은 플라티니가 FIFA로부터 자문료를 모두 받았음을 확인하는 서류를 확보했다.
그런데 플라티니 전 회장은 8년 뒤인 2011년 FIFA에 자문료로 200만 스위스프랑을 더 요구했고, 블라터 전 회장의 도움으로 이를 받아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FIFA가 플라티니에게 법적 근거 없이 지불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말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두 사람 모두 수년간 실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BBC는 전망했다.
블라터 전 회장과 플라티니 전 회장은 자문업무가 이뤄질 당시 맺은 '구두 계약'에 따라 나중에 200만 스위스프랑의 추가 지급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플라티니 전 회장의 변호인인 도미니크 넬렌은 BBC를 통해 "무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와 증인이 있다"면서 "무죄 선고를 받을 것임을 100%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스위스 검찰은 FIFA 비리 사태가 터진 2015년 블라터 전 회장과 플라티니 전 회장의 비위 혐의를 포착하고 6년째 수사를 이어왔다.
FIFA 윤리위원회는 자체 조사 결과 비위 행위를 했음이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활동 정지 8년 징계를 내렸다가 블라터 전 회장은 6년, 플라티니 전 회장은 4년으로 수위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