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첫 시험대 오른 허구연 총재…첨예 대립 '입장료 재분배안'

[천병혁의 야구세상] 첫 시험대 오른 허구연 총재…첨예 대립 '입장료 재분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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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단 입장료 '독식' 주장에 지방 구단 '결사반대'

허구연 KBO 총재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야구인 최초로 KBO 수장에 오른 허구연 총재는 취임 초기 '광폭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

취임 일성으로 대전구장 신축 문제를 놓고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다'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더니 시즌이 개막하자 창원→수원→인천→대전구장을 잇달아 방문해 구단주 또는 지자체장을 만났다.

최근에는 이미 개방형 구장으로 신축이 결정된 잠실구장을 돔구장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결정을 내린 허 총재는 각종 언론매체와도 활발한 소통을 벌이고 있다.

전임 정지택 총재는 단 한 번도 개별 인터뷰를 하지 않았지만, 방송 해설자로 오랜 시간 활동한 허 총재는 섭외가 오는 매체는 대부분 만나고 있다고 한다.

허구연 총재 취임식에 참석한 구단 사장들
허구연 총재 취임식에 참석한 구단 사장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처럼 활발한 외부 행보와 달리 KBO 총재로서 가장 중요한 이사회에서는 첫 회의부터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지난달 19일 허 총재 취임 이후 처음 10개 구단 사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했다.

주요 안건은 지난해 '스카이 박스' 수입 정산으로 불거진 '입장료 재분배안'이었다.

KBO리그는 1993년부터 홈팀과 원정팀이 입장 수입을 '72%-28%'로 나눠 가진다.

그런데 최근 각 구장에 늘어난 스카이박스 수입 정산이 문제가 됐다.

단체 손님과 연간 회원, 식음료 판매대금 등이 섞여 있다 보니 구단별로 정산 비율이 달랐다.

결국 이날 이사회에서는 스카이박스도 평균 객단가 비율대로 분배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더욱 예민한 문제가 불거졌다.

관중 제한이 풀린 잠실구장
관중 제한이 풀린 잠실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3년 만에 관중을 제한 없이 받게 된 상황에서 서울 구단들이 이참에 미국 메이저리그식으로 홈팀이 입장료를 100% 독식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입장료 독식'은 지방 구단들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모든 인적·물적 자원의 서울 집중화가 심화한 상황에서 지방구단과의 형평성이 너무 차이 난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방의 일부 인기 구단이 서울 원정 경기를 치를 때는 관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서울과 지방구단이 첨예한 논쟁을 벌였지만, 신임 허구연 총재는 제대로 된 중재안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구단 이기주의'의 생생한 현장을 처음 지켜보면서 적잖게 당황했다는 후문마저 들린다.

불과 20여 일 전 열린 취임식에서 덕담을 주고받던 사장들이 정작 이사회에서는 총재의 회의 진행마저 무시하는 경향까지 보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구 관람하는 허구연 총재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구 관람하는 허구연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결국 이날 이사회는 전체 입장료 재분배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재논의키로 했다.

의견만 첨예하게 대립하다 결론이 없자 KBO 사무국은 이사회 개최 사실조차 이례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허구연 총재가 첫 이사회를 통해 당면한 문제는 단순히 '입장료 재분배안'이 아니다.

사안마다 부딪히는 10개 구단을 중재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허 총재가 10개 구단 사장들을 규합하거나 조정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면 2년 임기 내내 '식물 총재'로 머물다 떠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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