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지고, 더 공부하겠다"…초심 찾아 일본 향한 이승엽

"더 강해지고, 더 공부하겠다"…초심 찾아 일본 향한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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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감독 부름 받고 요미우리 1군 타격 코치로 부임

"사람을 깊이 있게 관찰했어야…이상과 현실 달랐다"

현역 시절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과 함께 했던 이승엽 전 감독
현역 시절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과 함께 했던 이승엽 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년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사상 최초로 하위 팀에 시리즈를 내준 이승엽(50)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잠실구장 주 출입구 쪽으로 창문이 나 있는 기자회견장 바깥에서는 성난 두산 팬들의 야유와 외침이 여과 없이 들려왔다.

'국민 타자'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은 이 전 감독의 첫 프로 감독 생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부임 후 두산을 2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고도 박수받지 못했던 이 전 감독은 3년 차였던 지난해 5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후 6개월 동안 말 그대로 '야인'으로 돌아가 '자유인'으로 살던 그가 선택한 곳은 결국 야구장, 그리고 일본프로야구의 심장 요미우리였다.

이 전 감독은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일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었다. (작년 11월) 요미우리의 마무리 캠프에 합류한 뒤 정식 요청이 왔고, 감독직을 수행하며 경험 부족을 느꼈기에 다시 철저하게 배우고 준비하겠다는 마음으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승엽 전 두산 감독
이승엽 전 두산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전 감독은 2004년 지바롯데 머린스에 입단해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한 뒤 2006년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요미우리의 간판 얼굴만이 친다는 제70대 4번 타자가 된 이 전 감독은 연일 홈런을 쏘아 올렸고, 당시 한국 야구팬은 KBO리그보다 NPB를 더 많이 볼 정도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이 전 감독은 다시 요미우리의 식구가 됐다.

당시 요미우리 주전 포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서다.

이 전 감독은 젤러스 윌러 코치와 함께 1군 타격 코치로 올 시즌 요미우리 타자들을 지도한다.

그는 "제가 일본 야구를 8년 경험했고, '외국인이자 나이 든 선수'로서도 뛴 경험이 있다. 다양한 경험을 살려서 어린 선수가 1군에 올라왔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적응 기간 없이 빨리 결과를 내도록 돕고 싶다"고 요미우리에서의 목표를 밝혔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반납하고 전국을 여행하며 이제까지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그가 내린 결론은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있게 관찰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시절 이승엽
요미우리 4번 타자 시절 이승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전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스스로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한' 사람이었다.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아버지 이춘광 씨의 가르침을 받아, 최고의 스타 자리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았다.

두산 감독으로서도 그는 코치와 선수, 구단 직원들에게 한결같이 대했고, 몇몇 구단 직원은 감독이 떠난 뒤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전 감독은 "코치들에게 역할을 믿고 맡겼는데,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있을 때 확실하게 제 의사를 표현해야 했다. 그러지 못하고 혼자서 삭이면서 힘들어했고, 힘들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조금 더 강해져야 하고, 더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코치나 선수가 힘들더라도 내가 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두산은 선수단 줄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겹쳐 시즌 초반 고전하며 9위로 추락했고, 이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에도 순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전 감독은 "결과적으로 감독인 제 책임이고, 능력이 거기까지였다"고 긴말은 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팀을 이끌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팀을 이끌던 이승엽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미우리 코치로 일할 1년은 지도자로 깊이를 더해갈 시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아베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해서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선수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채서 경기력 향상을 돕고 싶다. 감독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도록 중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는 말에서, 그가 바라보는 감독과 코치의 이상적인 관계를 엿볼 수 있다.

1년 동안 도쿄돔 더그아웃을 지키게 된 이 전 감독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로 떠났고, 2월 1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동계 훈련부터 타자들을 본격적으로 지도한다.

요미우리는 '일본 최고의 명문'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14년 전인 2012년에 마지막으로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센트럴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가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2전 전패로 탈락했다.

이 전 감독은 "요미우리는 일본 최고의 구단이고,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팀이다. 더 많이 승리하도록 타격 쪽에서 공헌하고, 선수들을 충실하게 돕겠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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