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최경주(54)가 2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후배들에게 값진 조언을 남겼다.
최경주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천만원) 기자회견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 욕심을 포기하고 편하게 쳐야 한다"면서 "자기 골프에 대해 화내는 것이 아니라 '이건 내 연습 부족이야'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빨리 끝내고 더 연습하려고 해야 하는데 '에잇' 하고 한두 홀을 막 치면 그게 습관이 된다"면서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만 있다면 한국 선수들이 전 세계 어느 투어에 가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제까지 컷 탈락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도 마지막 홀까지 대충 친 적이 거의 없다"면서 "심박수가 85 이상 넘어가지 않게 누른다"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만 54세 생일이던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 정상에 올라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썼고, 그로부터 두 달 뒤엔 더 시니어 오픈을 제패해 한국인 최초의 시니어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최경주는 자신의 반등 요인으로 생활 습관과 훈련 방식을 꼽았다.
최경주는 술, 커피, 탄산음료를 끊었고 매일 스쾃, 팔굽혀펴기, 스트레칭 등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년 전부터 야구 선수의 악력 운동을 따라 하고 있다는 최경주는 "홈런을 잘 치는 선수들은 악력기를 200파운드씩 한다. 저는 처음엔 시작도 못 하다가 지금은 140파운드 정도를 한다"면서 "그래서인지 큰 턴을 안하고도 아이언샷이 쫙쫙 가준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철두철미한 자기관리는 시니어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자극받은 경험도 한몫했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첫해에 한 어른이 6시간 동안 연습 홀을 쳤고, 나보다 비거리가 50야드 더 가는 형들도 있다. 대부분 PGA 투어 선수들 못지않게 몸 관리를 잘한다"면서 "만만하게 갔다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다. 자기 발전을 못 하면 도태되겠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향해서도 "'탱자탱자' 하면 안 된다. (체력이) 있을 때 더 성장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도 하나씩 끊어보고 몸 관리를 해야 선수 생활 롱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해달라는 요청엔 '예의'를 입에 올렸다.
최경주는 "본인이 친 디벗은 기본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게 맞는데, 어제 라운드를 돌면서 제가 (정리)한 게 홀당 최소 5개였다. 자기 디벗은 잘 정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벗은 클럽 헤드가 잔디를 파내면서 떨어져 나간 잔디 조각(뗏장)을 말한다. 뗏장을 다시 채워 넣는 것이 매너다.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까 담배 냄새도 나더라. 구역에 맞지 않는 흡연이라든지 어른들 앞에서 떠들거나 이런 거는 좀 삼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뻐하고 있다. 최경주는 1970년 5월 19일생으로, 이날이 54번째 생일이었다. 2024.5.19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