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12경기 출전으로 우리나라 현역 중 2위인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은 자신을 포함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수비진에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영권은 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3라운드 김천상무와 홈 경기(2-1 승)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센터백들 나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K리그1 최소 실점 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실점 경기도 계속 나왔다.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며 "속도가 느려질 수 있겠지만 분명히 경험이 더 많고, 머리로 생각하는 속도도 더 빨라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소 실점(36골)을 기록 중인 울산에서는 1990년생 김영권과 1989년생 김기희가 선발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둘 다 30대 중반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진이 고령화된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지적에 김판곤 감독 역시 "나이는 상관없다. 나이가 많아도 지구력에는 영향이 없다"며 "속도는 떨어지지만 생각과 노련함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비진이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를 겪는 게 아니라는 김 감독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김영권은 "나이는 나만 먹는 게 아니다. 다 같이 나이를 먹고 있다"고 웃었다.
최근 들어 부쩍 나이에 대한 언급을 많이 듣는다는 김영권은 "그런 티가 나지 않게 열심히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국가대표팀 경기에 112경기나 뛴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우리나라 남자 선수 가운데 9위 기록으로, 현역 선수 중 그보다 많이 대표팀 경기를 뛴 이는 손흥민(129경기)뿐이다.
그간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해온 김영권은 이달 치르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김영권을 대신해 권경원(코르파칸클럽), 조유민(샤르자),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서울) 등 그보다 어린 선수들을 선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김영권이 대표팀에서 긴 시간 동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김영권이 다시 대표팀에 못 들어오는 건 아니냐고 추측할 수도 있다. 경기력 유지가 중요한데, 피로감이 있어서 원정 경기는 중동(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나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권은 "아쉬움은 전혀 없다.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만약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가 아쉬울 때가 오면 (나를) 뽑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 원정은 참 힘들다. 현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중동에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며 "나도 10년이 넘게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 그 분위기 안에서 잘 살아남도록 고참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