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에르난데스와 포수 박동원이 포옹하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하남직 기자 =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LG 트윈스)는 kt wiz와 벌인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5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했다.
쉴 새 없이 마운드에 올라 공 117개를 던진 에르난데스는 지친 기색 없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5차전에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치열했던 2024 준PO를 끝내는 마지막 공도 에르난데스가 던졌다.
준PO 5경기에서 7⅓이닝 5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역투하며 2세이브 1홀드를 올린 에르난데스를 향해 염경엽 LG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헌신적인 모습으로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 마음속의 MVP는 에르난데스"라고 말했다.
실제 준PO MVP 투표에서는 2승을 거둔 임찬규가 34표를 얻어 19표의 에르난데스를 제치고 준PO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았고, 단일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한 최초의 외국인 투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경기 뒤 에르난데스는 "임찬규의 활약이 대단했다. 등판할 때마다 100%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당연히 임찬규가 MVP로 뽑혀야 한다"고 동료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어 "이렇게 전 경기에 등판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려서 만족한다"며 "이런 시리즈에서는 희생해야 할 부분이 있다. 내가 동료들을 돕고 싶어서 희생을 자처했고 즐거웠다"고 '희생의 즐거움'도 설파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말 2사 주자 없을 때 kt 김민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낸 LG 투수 에르난데스가 기뻐하고 있다. 2024.10.8 [email protected]
정규시즌에 선발로 뛰던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이동했다.
준PO를 치르면서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가을 무대 마무리 투수'로 확정했다.
에르난데스는 "마무리 투수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등판해야 한다. 내가 세이브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좋은데, 그만큼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도 느낀다"고 털어놨다.
부담이 큰 만큼, 팀 승리를 지키는 희열도 크다.
에르난데스는 "경기를 끝내고 세리머니를 할 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낀다. 동료들과 쾌감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회복할 때까지는 되도록 '1이닝 마무리 투수'로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준PO에서 에르난데스와 함께 불펜으로 뛴 손주영이 PO에서는 선발로 이동하면서 에르난데스 의존도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에르난데스는 준PO를 치르면서 '피로'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나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등판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PO도 밝은 표정으로 치를 생각이다.
"PO에도 5경기에 등판할 수 있나"라고 묻자, 에르난데스는 "물론이다"라고 유쾌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