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마흔살 불혹을 앞둔 허인회(37)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허인회는 13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때렸다.
전날 9언더파 63타를 쳐 공동선두에 올랐던 허인회는 중간합계 17언더파 127타로 리더보드 맨 윗줄을 지켰다.
허인회는 이틀 동안 버디 15개를 잡아내고 이글 1개를 곁들이면서 보기는 단 1개도 적어내지 않는 놀라운 경기력을 뽐냈다.
1라운드에서는 버디 9개를 뽑아냈던 허인회는 이날은 버디 6개와 이글 1개를 보탰다.
10번 홀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327야드를 날아가는 티샷을 날린 뒤 192야드 거리에서 7m 이글 기회를 만들었고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올해 17년째 KPGA 투어에서 뛰는 허인회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차례 대회에서 7번이나 톱10에 진입했다. 지난 6월에는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 우승,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6번 우승 가운데 2승을 올해와 작년에 따냈다.
SK텔레콤 오픈에서 KPGA 투어 최고령 우승(54세) 기록을 세운 최경주를 빼면 올해 KPGA 투어에서 허인회보다 더 나이 많은 우승자는 1살 위 한승수(미국)뿐이다.
2027년 7월이면 마흔살이 되는 허인회는 장타 15위(평균 302.49야드)에 오를 만큼 여전히 힘이 넘치지만 진짜 무기는 그린 플레이다.
그는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을 때 평균 퍼트 개수 1.68개로 KPGA 투어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운드마다 4.31개의 버디를 잡아내 이 부문 2위에 오른 비결이 짠물 퍼팅이다.
허인회는 "어제는 9언더파를 쳤는데도 짧은 퍼트를 2번이나 놓쳐 아쉬움이 많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1타를 덜 줄였음에도 훨씬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말할 만큼 2라운드도 퍼팅이 잘 됐다.
"최대한 핀에 가까운 곳에 붙이고 퍼트를 잘해야 한다. 이 코스는 그린 경도에 따라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는데 어제는 그린이 부드러웠고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 생각한 것보다 많이 구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허인회는 "주말에 그린이 더 단단해지고 그린 스피드가 빨라진다면 더 많은 스코어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퍼팅 달인답게 전망했다.
"20승을 채워 영구 시드를 받는 게 인생 목표"라는 허인회는 "우승은 모두 다 좋다. 다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계속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더 힘든 것 같다. 지금까지 선두 자리를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도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허인회는 또 "투어를 오래 뛰면서 골프에 대한 경륜이 생긴 것 같다. 오랜 기간 투어에서 뛰면서 노련함이 더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난 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8개를 쓸어 담은 강윤석이 15언더파 129타로 허인회를 2타차로 추격했다.
6언더파 66타를 친 전성현과 5타를 줄인 이정환이 13언더파 131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