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황선홍호'는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올해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20001년생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세계적 명문 구단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서, 아시안게임 정상을 향한 '금빛 슈팅'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정교한 킥 능력으로 세트피스 키커를 도맡는 이강인은 현란한 발기술로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장면도 일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빼어난 기량으로 '신동'으로 불린 이강인은 2011년 10살의 나이로 발렌시아(스페인) 유스팀에 입단했고, 2018년에는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인 만 17세 327일의 나이로 코파 델 레이(국왕컵)를 통해 스페인 1부 리그에 데뷔했다.
18세에 참가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는 2골 4도움을 올리며 한국의 FIFA 주관 남자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고, 자신은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도 수상했다.
이강인의 성장은 이어졌다.
마요르카(스페인) 소속이던 2022-2023시즌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쳐 한국인 선수 최초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6골 6도움)를 달성했다. 세 차례 라리가 라운드 베스트 11(3·11·30라운드) 선정은 덤이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조규성(미트윌란)의 득점을 도왔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는 김영권(울산)의 만회골로 이어지는 코너킥 키커를 맡는 등 한국의 16강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올린 '축구 천재' 이강인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마침내 PSG에 입단해 세계적인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한솥밥을 먹는 등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했다.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는 강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이 PSG와 계약 당시 조건에 아시안게임 차출 협조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이강인 차출을 둘러싸고 줄다리기하기도 했다.
팀 전술의 핵심인 이강인과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못한 황선홍 감독은 이달 A매치 기간(4∼13일) 이강인을 데려가 '완전체 훈련'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부임 이후 승리가 없는(2무 2패) 클린스만 감독이 'A대표팀 선발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방향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차출 문제는 정리됐으나 지금은 부상이 다소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PSG는 이강인이 왼쪽 허벅지(대퇴사두근)를 다쳐 최소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그1 1라운드에서 82분, 2라운드에서 51분을 소화한 이강인은 3라운드부터 전열에서 이탈했다.
구단 발표처럼 A매치 휴식기까지 이강인이 치료에만 전념한다면 16일부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고 19일부터 곧바로 조별리그 E조 쿠웨이트와의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강인이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더라도 대표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전술을 가다듬을 시간은 부족한 셈이다.
하지만 우승이 목표인 황선홍호로서는 이강인의 합류는 절실하다.
이강인이 꼭 아시안게임 3연패의 선봉에 서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