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인천에서 영플레이어상, 득점왕, 베스트 11이 다 나왔으면 좋겠네요."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은 25일 인천글로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2024시즌 출정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감독상은 물 건너간 것 같다"고 웃으며 제자들의 타이틀 획득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조성환 감독은 "벌써 감독 10년 차인데, 올 시즌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22세 이하(U-22) 자원인 최우진(20)과 박승호(21) 등의 활약을 기대했다.
조 감독은 최우진이 2년 차 징크스에 빠진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처음엔 잘 모르고 열정적으로 도전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본인도 축구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 2년 차 징크스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공격 옵션이 상당히 좋다. 위치 선정 능력을 키우고 경험만 쌓으면 인천의 미래를 넘어 A대표팀에도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인천의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팀이나 A 대표팀에 많이 빠져나갔으면 좋겠다. 개인의 발전이 결국 인천의 발전"이라며 "그들의 공백은 또 다른 선수들의 선의의 경쟁으로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3년 연속 파이널A에 들어 울산 HD,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빅4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와 함께 평균 관중 1만명을 목표로 내세웠다.
조 감독은 "좋은 팀은 기복이 없다. 경기력과 순위 모두 큰 등락 없이 연속성을 가져가겠다"며 "평균 관중 1만명 이상을 달성하거나 홈 관중 만원 사례가 있다면 시즌 뒤 깜짝 이벤트를 생각해보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널A 진입 목표를 내건 조 감독은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언급하며 '토끼'의 자세를 경계했다.
조 감독은 "토끼처럼 (거북이를) 얕보고 자만하지 않고,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겠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앞을 내다보고 큰 목표를 향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은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에서 4승을 거두고 승점 12를 쌓았지만, 최강희 감독의 산둥 타이산(중국)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에 골 득실에서 밀려 16강 진출이 불발됐다.
산둥과 요코하마가 모두 ACL 8강에 진출하면서 G조가 '죽음의 조'였다는 후문이 나오는 데 대해 조 감독은 "감독으로서 경기 운영이나 선수단 관리에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한다. 다음에 같은 상황을 맞는다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불운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봤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낸 조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리버풀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위르겐 클롭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 감독은 "내가 클롭 감독과 같은 위치는 아니지만, 어떤 마음일지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26일로 예정된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언급하면서는 "미디어데이에 갈 때마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면서도, '또 (미디어데이에)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만감이 교차한다"며 감독으로서의 막중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1천402명의 팬이 인천의 2024시즌 출정식 현장을 가득 메워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장 이명주는 "태국과 경남 창원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잘 준비했다. 남은 일주일을 잘 준비해서 개막전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은 내달 2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수원FC와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