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선발 투수들의 스타성이 떨어졌다."
롭 맨프레드(6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총재)가 현역 로스터(26명) 내 투수 정원 축소를 검토하는 배경이다.
지난해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르면 2025시즌부터 투수 정원을 현행 13명에서 12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투수 정원이 줄어들면 한 명의 선발 투수가 던져야 하는 투구 수와 이닝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흥행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역사적으로 선발 투수들은 야구 경기에서 가장 큰 스타였다"면서 "최근의 투수 운영 방식은 선발 투수들의 스타성을 떨어트렸다"고 진단했다.
스포트레이더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은 2000년 한 경기당 공 98.6개를 던져 아웃카운트 17.8개를 잡았지만, 지난해에는 85.1구를 던져 아웃카운트 15.4개를 채우는 데 그쳤다.
1998년에는 선발 투수가 전체 이닝의 67.84%를 책임졌는데 점차 하락해 지난해 57.98%로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있다.
리그 흥행보다 팀의 승리가 중요한 구단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다.
AP통신은 2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는 그 어느 때보다 재능 있는 불펜 투수들이 많이 있다. 많은 데이터도 한 투수가 많은 이닝을 뛰는 것이 위험하다고 제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감독 입장에서도 에이스 선발투수를 너무 늦게 교체하는 것보다 차라리 일찍 빼는 것이 그 이유를 설명하기 쉽다"고 짚었다.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은 "팬들이 7, 8회까지 던지는 투수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경기를 이기는 데에는 반드시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이영상을 3차례 받은 맥스 셔저(39·텍사스 레인저스)는 투수 정원 축소에는 부정적이라면서도 "선발 투수가 더 오래 던지기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취지에 공감했다.
셔저는 "나는 (한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세 차례 돌 때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었다"면서 "(최근) 우리는 젊은 투수들이 실패하도록 두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고 있다"고 짚었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셔저는 16시즌 간 457경기 2천834⅔이닝을 던져 214승 108패 평균자책점 3.15를 거뒀다. 2013년부터는 6시즌 연속 200이닝을 넘겼다.
셔저는 "나는 5일 간격의 로테이션으로 105∼110구를 던질 수 있도록 훈련했다. 성장하는 투수들의 투구 수를 왜 점점 제한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