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에서 국가대표까지 올라간 미드필더 이순민이 2024시즌 시작부터 새 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주장을 맡은 이순민은 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막판까지 1-0 리드를 지켜 개막부터 승리를 따내는 듯했던 대전은 아쉽게 후반 40분 안현범에게 동점 골을 내줘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다잡은 승리를 놓쳐 승점 1만 가져간 대전이지만 이순민의 맹활약은 이민성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 이순민은 스리백 앞에 자리 잡고 페널티박스 인근 지역을 모두 담당하는 넓은 활동 반경을 자랑하며 상대 공격을 번번이 무위로 돌렸다.
부지런히 뛰어 공 경합이 벌어지는 상황마다 참전해 동료들을 지원했다.
좌우 측면, 전·후방 모두에 이순민이 나타나는 장면은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2023시즌을 마치고 대전으로 이적한 이순민은 새 팀에서 데뷔전부터 광주에서 모습이 떠오를 법한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함께 광주에서 넘어온 중앙 수비수 아론이 갑작스럽게 전진해 공격에 참여해 전북 선수들에게 혼란을 줄 때면 이순민이 아론이 떠난 후방에서 상대 역습을 막아내며 공간을 메웠다.
중계 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이순민은 4차례 태클, 5차례 가로채기를 선보였다. 대전 쪽으로 공격권을 가져온 횟수도 10차례에 달했다.
이순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너무 많이 아쉽다. 하지만 원정이었고, 전북이라는 팀이 워낙 좋은 팀이라 승점 1을 따낸 점을 위안 삼아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목표는 감독님이 설정한 목표와 같다. 우린 아시아로 가는 티켓을 따야 할 팀이고, K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이순민이지만 K리그 개막 전에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 등에 밀린 이순민은 한 차례도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벤치를 지켰다.
당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표팀을 떠나 소속팀으로 돌아온 이순민은 지난달 16일 경질된 클린스만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황선홍 감독에게 점수를 땄다.
전날 자신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친 황 감독은 이날 전북과 대전의 경기가 열린 전주성을 찾아 선수들의 경기력, 몸 상태를 점검했다.
황 감독은 이달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 연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을 오는 11일에 발표할 계획이다.
황 감독 체제에서 수석코치를 맡은 마이클 김(한국명 김영민) 코치와 정조국 코치는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과 함께 이 경기에 앞서 열린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울산과 지난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현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의 '동해안 더비'에서는 울산이 1-0으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