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윌로우 존슨(26·흥국생명·등록명 윌로우)이 어머니 앞에서 한국 무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26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아버지 랜디 존슨을 한국 코트에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윌로우는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양팀 최다인 26점을 올렸다.
종전 기록 23점을 넘어선,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윌로우의 활약 속에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25-14 25-20 21-25 25-17)로 꺾었다.
흥국생명의 승리를 기뻐한 관중 중 한 명은 윌로우의 어머니 사라 존슨이었다.
흥국생명 구단은 "윌로우의 어머니가 어제 오전 3시에 입국해, 오늘 홈 경기장을 찾았다"며 "당분간 윌로우와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어머니 앞에서 맹활약하고 승리도 거머쥔 윌로우는 "V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늘 어머니 앞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내일은 어머니와 함께 서울 명동에 가서 쇼핑할 예정"이라고 활짝 웃었다.
한국 팬들이 기대하는 랜디 존슨의 한국행은 이번 시즌에는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윌로우의 아버지 랜디 존슨은 키 207㎝의 왼손 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올렸다. 4천13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4천875개를 잡았다.
사이영상은 5차례나 수상했고, 올스타에는 10번 선정됐다.
2006년 은퇴한 랜디 존슨은 2015년 97.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코리안 빅리거 김병현과 함께 뛰어 한국에도 그의 팬이 많다.
윌로우가 1월 말 흥국생명과 계약하자,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현재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랜디 존슨이 딸 윌로우를 보고자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자랐다.
하지만, 윌로우는 "아버지가 무릎 수술 후 회복 중이어서, 이번 시즌에 한국을 방문하기는 어렵다"며 "다음 시즌에도 내가 V리그에서 뛰면, 아버지도 회복하셔서 한국을 찾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흥국생명 팬들은 윌로우가 건강하게 뛰는 모습만 봐도 만족한다.
무릎 통증으로 고전했던 윌로우는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했다. 팀원들과 빨리 뛰고 싶은 내 마음도 컸다"며 "이번 시즌 남은 경기도 잘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