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은 그동안 '약체 이미지'가 짙었다.
정관장은 KGC인삼공사로 뛰던 2012-2013시즌 당시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연패인 20연패를 기록하는 등 매년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불과 1년 전까지 약체의 대명사였던 정관장은 팀명을 바꾸고 나선 2023-2024시즌 돌풍의 팀으로 변모했다.
정관장은 3라운드까지 5위에 머물렀으나 4라운드에서 4승 2패, 5라운드에서 5승 1패로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지난 달 24일 2위 흥국생명전에 이어 2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1위 현대건설전까지 승리하며 사실상 3위 자리를 확정했다.
정관장은 현대건설전 승리로 4위 GS칼텍스를 승점 10 차이로 따돌리며 7시즌 만에 봄배구 진출 가능성을 매우 높였다.
상승세의 중심엔 아시아 쿼터 선수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메가는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그는 2일 경기 전까지 공격 성공률 43.85%로 리그 전체 공격 성공률 4위를 기록했고 서브 2위(세트당 0.24개), 오픈 공격 성공률 4위(41.87%), 후위 공격 성공률 4위(43.77%) 등 각 공격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정관장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와 함께 사실상 외국인 선수 2명을 운용하는 효과를 누린다.
메가의 활약은 2일 현대건설전에서도 빛났다.
그는 세트 점수 0-1로 밀리던 2세트 13-12에서 가공할 만한 스파이크 서브를 상대 코트로 몰아쳤다.
현대건설 수비수들은 메가의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정관장은 메가 서브 차례 때 무려 10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메가는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도 양 팀 최다인 6점을 기록했다. 메가가 5세트에 찍은 공격 성공률은 100%였다.
이날 29점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끈 메가는 경기 후 "3세트 때 팀 흐름이 흔들렸지만, 분위기를 전환한 뒤 차근차근 점수를 쌓을 수 있었다"며 "모두가 집중해서 승리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팀 상승세에 관해선 "3라운드 때까지 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끼리 수다를 떨면서 팀 분위기를 개선했다"며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장엔 많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메가는 "오늘은 정말 많은 원정팬이 찾아주신 것 같다"며 웃은 뒤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