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새 구단주를 맞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맨시티는 4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유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전 3골을 연사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슈팅 수에서 27-3으로 앞서고 공 점유율에서는 73%를 찍는 등 제대로 '실력의 격차'를 과시하며 맨체스터 더비 승리를 거머쥐었다.
맨시티는 맨유를 상대로 리그 2연승, 지난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맞대결 승리까지 포함해 공식전 3연승을 달렸다.
맨유에는 새 구단주 짐 랫클리프 체제가 들어서고서 처음 치른 맨체스터 더비에서 당한 패배라 더욱 뼈아프다.
최근 맨유 공동 구단주가 된 영국인 억만장자 랫클리프는 맨시티, 리버풀을 3년 안에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혀 '알렉스 퍼거슨 시대' 이후 쇠락해가는 맨유 팬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지난 26라운드에서 풀럼에 21년 만의 안방 패배를 당하더니 이날은 맨시티에 완패당해 리그 2연패를 떠안고 말았다.
다만, 풀럼전과 맨시티전 사이에 치른 FA컵 5라운드에서는 노팅엄 포리스트에 1-0으로 이겼다.
맨유는 전반 8분 만에 터진 마커스 래시퍼드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승리 희망을 부풀렸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래시퍼드의 이는 이날 맨유의 유일한 유효 슈팅으로 남았다.
맨시티는 후반전 골 폭죽을 연달아 터뜨렸다.
필 포든이 역전에 앞장섰다.
후반 11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 꽂아 동점을 만든 포든은 후반 35분에는 훌리안 알바레스의 패스를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2-1 역전골을 뽑았다.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이 맨시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맨유 진영에서 나온 패스 실수를 틈타 공을 빼앗은 로드리가 홀란에게 패스했고, 홀란은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홀란의 18호 골이다.
리그 3연승을 달린 2위 맨시티(승점 62)는 선두 리버풀(승점 63)을 승점 1차로 압박했다.
맨시티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A컵에서 트레블(3관왕)에 도전한다. 만약 달성한다면 2년 연속 트레블을 이룬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이 팀은 전설적인 팀"이라며 역전승을 일군 제자들을 극찬했다.
맨유 에릭 텐하흐 감독은 "잊지 말아달라. 맨시티는 현재 세계 최고의 팀"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맨유는 승점 44로 6위에 머물렀다. 다음 시즌 UCL 티켓 획득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맨유가 올 시즌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대회는 FA컵 하나뿐이다.
텐하흐 감독은 맨유를 맡은 첫 시즌인 지난 시즌에는 팀을 리그 3위에 올려놓았다. 맨유 재건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신통치 않은 경기력과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텐하흐 감독은 UCL 티켓과 FA컵 우승으로 랫클리프 구단주에게서 신임을 얻어내야 한다.
텐하흐 감독은 "올해 우리는 정말 발전하고 있으니 좀 더 승점을 따내야 한다"면서 "(FA컵) 결승전에 가까워지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