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에 양현준(셀틱)의 '후계자'라 할 만한 선수가 등장했다. 2006년생 '신성' 양민혁이다.
양민혁은 10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광주FC와 원정 경기(2-4 패)에서 킥오프 직후 골 맛을 봤다.
두현석의 공을 낚아챈 양민혁은 단숨에 페널티아크까지 공을 몰고 전진한 후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광주의 골문 상단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킥오프 이후 정확히 85초가 흐른 순간이었다.
지난 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17세 10개월 15일의 나이로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은 강원의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제주전(1-1 무승부)에서 구단 사상 최연소 1부리그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양민혁은 최연소 공격포인트 기록도 거머쥐었다.
제주전 경기 시작 35초 만에 페널티박스에서 양민혁이 찬 슈팅이 이상헌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최초 양민혁의 득점으로 기록됐으나 추후 이상헌의 골로 정정되며 양민혁에게는 어시스트의 공이 인정됐다.
두 번째 공식전인 10일 광주전에서는 실제 득점까지 신고하며 구단 최연소 골 기록마저 새로 썼다.
강원 공격의 선봉으로 떠오른 양민혁의 등번호는 47번이다.
스코틀랜드 축구 명문 셀틱으로 떠난 양현준이 2021, 2022시즌 사용한 번호로, 양민혁이 스스로 택했다.
2022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양현준은 그해 7월 내한한 토트넘(잉글랜드)과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의 친선 경기에서 '깜짝 활약'한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특유의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앞세워 2022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해 상반기 이적을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다가 7월 셀틱으로 떠났다.
간판으로 성장하던 양현준이 돌연 이적한 후 강원에서는 이렇다 할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양현준과 함께 강원의 '양 날개'로 맹활약하던 김대원도 지난 시즌에는 부진했다.
2022시즌 12골 13어시스트를 기록한 김대원은 2023시즌엔 4골 4어시스트에 그쳤다.
김대원도 군 복무를 위해 올해는 김천상무에서 뛰는 터라 강원은 시즌 초반 혜성처럼 나타난 양민혁의 등장이 반갑다.
양현준이 변칙적인 리듬과 순간 속도를 앞세운 드리블에 능했다면, 양민혁은 상대적으로 슈팅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양민혁은 장기인 오른발 슈팅으로 광주전에서 멀티 골을 작성할 뻔했다.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이 페널티아크에 자리 잡은 자신의 앞으로 흐르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골대만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강원의 역대 세 번째 준프로 선수인 양민혁은 강릉제일고 3학년이다. 아직 학생이지만 프로 입성 전 경력은 탄탄하다.
2022년 구단 유스팀인 강릉제일고 입학과 동시에 주축 선수로 낙점된 그는 K리그 주니어리그에서 5골 1도움을 기록, 전기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때 활약을 바탕으로 연령별 대표팀에 뽑혀 17세 이하(U-17) 아시안컵과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개막 전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양민혁은 튀르키예에서 진행된 구단의 동계 전지훈련에도 참여했다.
이때 양민혁을 눈여겨본 윤정환 감독은 올 시즌 1, 2라운드 모두에서 그를 선발 출격시켰다. 양민혁은 2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인상적 활약으로 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