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서 2년 연속 준우승한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이번 대회가 성장의 계기가 됐다며 이어질 국내 리그에서의 더 강력한 모습을 예고했다.
전 감독은 10일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훕스돔에서 열린 지바 제츠(일본)와의 2023-2024 EASL 결승전을 마치고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아쉽지만, 지바는 워낙 좋은 팀이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SK는 지바에 69-72로 지며 준우승했다. 지난 시즌 안양 정관장과의 결승전에서 패한 데 이어 2년 연속 EASL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키 168㎝ 단신이지만 2019년 일본 프로농구 B.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도가시 유키를 앞세운 지바를 상대로 SK는 잘 싸웠으나 막판 접전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 감독은 "전반 리바운드에서 열세였으나 후반엔 집중했다. 우리가 가진 수비력은 모두 보여줬지만, 슛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면서 "야투 성공률이 떨어지다 보니 아쉬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되짚었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긴 했지만, 지나고 보니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다른 리그 팀들이 우리 강점에 대비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다른 공격과 수비를 써봤다"면서 "나도 선수들도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성과를 꼽았다.
국내 프로농구 정규리그 4위(28승 18패)를 달리며 막판 상위권 경쟁 중인 SK는 귀국해 1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홈 경기에 나선다.
전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최부경이 부상을 당해 아쉽지만, 리그가 재개되면 김선형이 돌아온다. 그동안 팀 내 부상이 많은 가운데 수비력이 향상됐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본연의 모습인 날카로운 창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K의 안영준 역시 "슛이 잘 들어가서 경기가 더 쉽게 풀렸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며 결승 결과엔 아쉬워하면서도 "다른 나라 선수들과 부딪쳐 보면서 얻어가는 것이 있다. 제 포지션에서 외국인 선수를 막는 경험이 KBL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3위에 오른 안양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은 "뉴 타이베이가 좋은 팀이었지만, 우리가 마지막에 집중력이 더 있었다"면서 "아쉬운 점도 있으나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은 이번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SK를 넘지 못했으나 이날 3위 결정전에서 대만의 뉴 타이베이 킹스를 78-76으로 따돌리고 3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 감독은 29점을 올린 가드 박지훈에 대해선 "현재 팀의 에이스이며, 오늘도 승리의 주역"이라면서 "리딩 능력을 더 키우면 톱 클래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다. 앞으로 잘 하리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