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광주FC의 돌풍을 극적으로 잠재우고 2연승을 달렸다.
포항은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48분 터진 정재희의 '극장' 결승골을 앞세워 광주에 1-0으로 승리했다.
직전 라운드 대구FC에 3-1 승리를 거둔 포항은 이로써 2연승을 달리며 3위(승점 6·2승 1패·4골·골득실 +2)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지휘봉을 잡은 박태하 감독에게는 K리그에서 지휘한 첫 연승이다.
시민구단임에도 지난 시즌 3위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에도 개막 연승을 달려 K리그 '최고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이정효 감독의 광주는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3-3 무승부를 거둔 울산 HD가 선두(승점 7·2승 1무)로 올라섰고 광주는 2위(승점 6·2승 1패·6골)로 내려앉았다.
전반부터 치열하게 중원 싸움이 펼쳐졌다.
왼쪽의 신광훈, 오른쪽의 완델손 등 베테랑 풀백을 앞세워 광주 측면 공격을 봉쇄한 포항이 다소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득점은 좀처럼 하지 못했다.
치열했던 승부를 끝낸 건 부상에서 회복해 이날 5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정재희의 발끝이었다.
후반 48분 골킥이 이호재의 타점 높은 헤더를 통해 전방으로 향하자 정재희가 빠르게 달려들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공격수인 정재희는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다 못 펼쳤다.
지난해 10월에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또 다쳐 '시즌 아웃'되는 아픔을 겪었다.
포항은 승리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후반 초반 한찬희가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고, 홍윤상도 전반 초반 몸에 이상을 호소해 조기에 교체됐다.
광주에서는 스트라이커 이건희가 전반 막판에 왼쪽 무릎을 걷어차여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됐다.
울산은 홈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3-3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울산은 개막 연승 행진이 끊겼으나 선두로 올라섰다.
인천은 꼴찌에서 탈출하며 9위(승점 1·1무 2패)로 점프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한 아쉬움이 더 클 법하다.
양 팀은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의 시즌 마수걸이 골로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시작했다.
울산은 전반 32분 이동경의 프리킥 크로스에 이은 마틴 아담의 문전 헤더로, 인천은 전반 38분 김영권의 백패스를 가로챈 무고사의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인천은 후반 3분 무고사의 슈팅을 조현우가 쳐내자 박승호가 재차 슈팅해 골대를 갈라 2-1로 역전했다.
그러자 울산은 5분 뒤 이동경의 동점골로 맞섰다.
보야니치가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문전에서 도사리던 이동경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7분에는 마틴 아담이 3-2를 만드는 재역전골을 책임졌다.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마틴 아담이 헤더로 마무리한 것을 골키퍼가 쳐내자 마틴 아담이 다시 슈팅해 득점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무고사가 후반 29분 페널티킥으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앞서 만점 활약을 펼치던 보야니치가 인천 이명주에게 푸싱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양 팀은 서로의 골문을 끊임없이 노렸으나 기대했던 결승골은 터지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47분 역습 상황에서 박승호와 제르소가 조현우와 맞서는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제르소에게 향한 마지막 박승호의 패스가 부정확해 승리 기회를 날려버렸다.
역대 가장 많은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돼 화제를 모은 울산 골잡이 주민규는 이날 후반 31분 보야니치 대신 교체 투입됐으며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김천종합운동장에서는 김천 상무가 전북 현대에 1-0으로 승리했다.
대구FC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한 김천은 이로써 2승째를 쌓으며 포항에 골 득실에서 밀린 4위(승점 6·2승 1패·4골·골 득실 +1)로 올라섰다.
개막 첫 패배를 당하며 3경기 무승(2무 1패)에 그친 전북은 11위(승점 2)에 머물렀다.
전북은 올해 치른 첫 경기인 포항 스틸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만 2-0으로 승리했을 뿐, 이후 6차례(4무 2패) 공식전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김천은 전반 24분 김현욱이 페널티아크에서 왼발 슈팅을 골대에 꽂아 선제골을 뽑았다.
전북은 후반 초중반 김천을 위험지역에 몰아넣고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동점골을 넣기에는 '한끗'이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