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를 앞두고 나온 새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에 박힌 국기 색깔이 바뀐 데 대해 수낵 총리를 비롯한 영국 정치인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상의에 새겨진 잉글랜드 국기에는 '성 조지의 십자가'가 원래대로 빨강 단색이 아닌 빨강, 파랑, 보라 등 여러 가지 색깔로 표현됐다.
이에 대해 수낵 총리는 기자들에게 "원래 색깔을 선호한다"며 "국기에 관해서라면 건드려서는 안 된다. 자긍심과 정체성의 원천이기에 그대로가 좋다"고 말했다.
루시 프레이저 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도 엑스(X·트위터)에 "팬들이 항상 우선이 돼야 하며 이건 분명히 팬들이 원한 게 아니다"라며 "성 조지의 십자가를 포함한 우리의 국가 유산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그걸 갖고 노는 건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다"고 썼다.
앞서 제1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도 디자인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면서 "애초에 왜 그걸 바꿨는지도 모르겠다.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새 유니폼 소매 가격은 어른용 124.99파운드(21만2천원), 어린이용 119.99파운드(20만3천원)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실턴은 엑스에 "미안하지만 모든 면에서 잘못됐다. 반대한다"고 썼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디자인 변경을 요구하는 청원에 이미 2만3천명 이상 서명했다.
유니폼을 디자인한 미국 스포츠 기업 나이키는 "단합과 영감 고취를 위해 (십자가에 대한) 경쾌한 업데이트를 했다"면서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트레이닝 키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BBC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나이키의 디자인을 지지하며 변경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23일 웸블리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새 유니폼을 착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