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향해 엄지를 들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 선수들과 코치가 더그아웃 앞에 커다란 '반원'을 그린 뒤, 이숭용(53) 감독을 기다렸다.
감독실로 들어갔던 이 감독은 '선수단이 기다린다'는 말을 듣고, 다시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SSG 주장 추신수는 이숭용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선수단은 손뼉을 쳤다.
이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선수단을 향해 엄지를 들고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2024 KBO리그 개막전이 열린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경기 뒤 풍경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1군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고, 롯데 자이언츠에 5-3으로 승리했다.
1994년 인천을 연고로 한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숭용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구단이 매각 과정을 거쳐, 이름을 바꿨지만 이숭용 감독은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현대 시절에는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98, 2000, 2003, 2004년)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인 통산 성적은 2천1경기 타율 0.281(6천139타수 1천727안타), 162홈런, 857타점이다.
2012, 2013년 해설자로 잠시 더그아웃을 떠난 이숭용 감독은 2014년 kt wiz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코치, 단장, 육성총괄로 10년 동안 kt에서 일하며 2021년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린 이숭용 감독은 지난해 10월 말 kt와 작별했다.
SSG는 이숭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2024시즌을 대비했다.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잘 준비했다"고 말하며 사령탑 데뷔전을 시작한 이 감독은 선발 요원 오원석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승리를 챙겼다.
추신수가 5회 2루 도루를 성공할 때 포수 송구에 오른손 중지를 맞았을 때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기도 했다. 6회 수비 때 교체된 추신수는 상태를 지켜본 뒤에 24일 검진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숭용(왼쪽) SSG 랜더스 감독이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한 뒤, 꽃다발을 전달한 주장 추신수와 포옹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경기 뒤 이숭용 감독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경기였다"며 "선수들이 원팀으로 끝까지 집중해 승리할 수 있었다. 첫 승리를 빨리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어 "중심 타선 한유섬과 최정의 홈런으로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고, 선발 투수 김광현이 호투했다. 뒤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좋은 투구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며 "7회말 지훈이의 공격적인 주루가 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캠프에서부터 준비했던 우리의 방향성이었다"고 승리 요인을 자세히 설명했다.
마침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는 2만3천명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이 감독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준 팬들께, 승리를 선물해 기쁘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